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플랫폼사업을 키우면서 방탄소년단 매니지먼트 의존도를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제2의 방탄소년단을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 |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유가증권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본적격으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1일 한국거래소와 사전협의를 가졌다.
상장 신청인은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기 전에 상장절차 및 시기 등을 미리 한국거래소와 협의해야 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을 대표주관사를 선정하면서 기업공개를 추진해왔다.
방 의장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로 방 의장이 생각하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몸값과 시장에서의 예상가격 사이에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4조~6조 원 수준으로 시장가치를 책정했지만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2조 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로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가치평가도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매출에서 매니지먼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아 이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019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매니지먼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78%로 2018년과 비교해 18% 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방 의장은 위플리와 위버스 등 플랫폼사업에서 소속 가수들의 2차 창작물을 판매하는 사업의 기반을 닦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상반기 방탄소년단 캐릭터를 활용해 새로운 뮤직비디오와 짤막한 애니메이션 4편 공개, 방탄소년단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소설 화양연화 시즌2 출시, 방탄소년단 노래 가사를 딴 그림책 출시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외에도 소속 가수들의 지식재산(IP)을 바탕으로 게임과 소설 등의 유통을 위한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해 자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매니지먼트 이외의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부터 위버스와 비오리진(출판 콘텐츠), 위플리 등의 플랫폼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위버스는 팬클럽 콘텐츠 플랫폼으로 뮤직비디오를 포함해 가수별 유료와 무료 영상 콘텐츠를 유통하면서 동시에 팬들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위플리는 가수들의 굿즈(캐릭터 상품)와 공연티켓 뿐 아니라 공연 지역의 교통과 숙박 등 편의시설 정보와 결제를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하면서 플랫폼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플랫폼 구축은 제2의 방탄소년단을 키워낼 수 있는 시스템과도 맞닿아 있다.
소속 가수들의 지식재산 활용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팬들에게 여러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팬덤 형성에도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요인으로 꼽히는 팬덤 형성에 필요한 요소들을 플랫폼으로 만들어 다른 가수들도 방탄소년단과 같은 방식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5월 국내 기획사인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인 세븐틴과 뉴이스트 등도 위버스에 커뮤니티를 열고 있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소속 아티스트의 지식재산을 활용한 사업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사업 다각화를 통해 사업회사로서 외형을 갖추기 위해 체계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