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임금협상의 분수령을 맞았다.

현대중공업 노조 집행부의 임기 종료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노사가 집중교섭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 노사협상 분수령, 권오갑 노조와 집중교섭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왼쪽)과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집중교섭으로 임금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집중교섭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5일부터 9일까지 임금협상 타결을 위한 집중교섭에 들어갔다. 그러나 집중교섭 첫날 양측은 성과 없이 입장 차이를 재확인한 채 돌아섰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임금협상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회사 측은 어려운 경영환경을 이유로 임금동결안을 제시했고 노조는 기본급 대비 6.77%인 12만756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노조의 구체적인 추가안 제시 요청에도 회사 측은 진전된 안을 내놓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추석 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마련에 실패했다. 노사는 조선3사 가운데 마지막까지 임금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서 위기의식이 높아져 2일 제34차 교섭에서 매일 집중교섭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집중교섭에 나서기로 한 데에는 노조가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는 것도 한몫을 했다. 정병모 노조위원장의 임기는 11월 말로 만료된다. 이에 따라 노조는 4일 선거관리위원회를 발족하고 28일 선거를 열어 새 집행부를 뽑기로 했다.

노조가 선거 체제에 들어가면 사실상 임금협상이 이뤄지기 힘들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번 집행부 임기 내에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16일을 사실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정병모 위원장은 1일부터 울산 본사 노조사무실 앞에서 천막 단식농성을 펼치고 회사의 성실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임기 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지만 일각에서 재선을 노리기 위한 포석으로 보기도 한다.

정 위원장은 2013년 12월 임기를 시작해 지난해 20년만에 파업을 이끌었다. 올해도 현대중공업 노조는 조선노조 공동파업, 사업부별 순환파업, 부분파업 등 8차례 파업을 벌였다.

정 위원장은 9월14일 차기 위원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맞설 후보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