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3세경영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제과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의 내실을 다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옥상옥 구조의 지배구조도 해소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윤영달 크라운해태그룹 회장이 첫째 아들인 윤석빈 사장에게 경영권 승계작업을 마친 만큼 그룹 지주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 지분율을 차츰차츰 낮춰갈 것으로 점쳐진다.
윤석빈 사장은 현재 크라운해태홀딩스 지분 4.57%와 두라푸드가 보유한 크라운해태홀딩스 지분 36.65%를 통해 지주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를 지배하고 있다.
두라푸드는 윤석빈 사장이 지분 59.6%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다.
윤 회장은 오랜 기간에 걸쳐 윤 사장에게 지분 승계작업을 진행해왔다.
지주사체제를 갖추기 전인 2016년 윤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크라운제과 지분 4.07%와 3.05%를 각각 두라푸드와 윤석빈 사장에게 넘겼다.
이후 2017년 크라운제과를 인적분할해 지주사체제를 갖추는 과정에서 지분교환 등을 통해 윤석빈 사장은 지분 승계를 온전히 마쳤다.
윤 회장은 지난해 11월 지주사 지분 1.95%를 윤석빈 사장이 지분 59.6%를 보유한 두라푸드에 넘긴 데 이어 올해 5월 미성년자인 손자와 손녀 6명에게 지분 0.78%을 증여하는 등 사실상 지분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손주와 외손주 등을 가리지 않고 고르게 배분해줬다.
‘윤석빈 지배체제’가 이미 공고해 자식들에게 지분을 넘길 필요가 없는 만큼 윤 회장이 자식들보단 손자·손녀들에게 바로 지분을 넘기면서 절세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측면에서도 윤석빈 사장은 2017년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이사, 2018년 크라운제과 대표이사에 올라 승계작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크라운해태그룹은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를 두 축으로 삼고 있으며 크라운제과 대표는 윤석빈 사장이, 해태제과는 윤 회장의 사위인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가 맡아 이끌고 있다.
2006년부터 크라운제과 대표이사로 일하던 장완수 사장이 올해 3월 14년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크라운제과는 윤석빈 사장이 단독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윤석빈 사장은 그룹 경영을 맡은 뒤 전반적으로 그룹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영업이익이 점차 쪼그라드는 추세지만 올해 4월 아이스크림부문을 물적분할해 빙그레에 넘기고 그 자금으로 부채상환 및 제과사업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재무 건전성을 챙기고 있다.
해태제과의 연간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5년 허너버터칩의 인기에 힘입어 영업이익 469억 원을 낸 뒤 2016년 352억 원, 2017년 189억 원, 2018년 230억, 2019년 145억 원 등을 보였다.
크라운제과는 수익성에 초점을 두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제품 가격 인상 등을 실시해 점차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내실경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에 힘입어 크라운제과 영업이익률은 2019년 말 기준 6.9%로 1년 전보다 1.7%포인트 높아졌다.
중장기적으로 크라운해태그룹의 옥상옥 구조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윤석빈 사장이 지배하고 있는 두라푸드는 크라운제과 및 해태제과 등과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한 회사다. 두라푸드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7년 98.9%, 2018년 99.1%, 2019년 99.0% 등이다.
윤 회장이 크라운제과 주식과 크라운해태홀딩스 주식을 두라푸드에 넘기면서 윤석빈 사장이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지분 승계를 할 수 있게 한 ‘지렛대’ 역할을 한 회사이기도 하다.
크라운해태그룹이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인 자산 5조 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만큼 당장 법적으로 큰 문제는 없지만 최근 공정위가 자산 2조 원 이상 중견기업으로도 칼끝을 겨누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옥상옥’ 구조를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
두라푸드 지분을 윤석빈 사장을 비롯해 크라운해태그룹 오너일가가 100% 쥐고 있는 만큼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의 성장에 따른 이익을 오너일가가 차지한다는 사익편취 논란도 잠재워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