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현대제철은 주력제품인 자동차용 냉연 판매 감소와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값) 축소로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충격은 2분기 바닥을 찍겠지만 자동차용 강재 수급상황의 변화로 스프레드를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자동차시장이 2018년부터 역성장하면서 자동차용 강재 수급상황도 나빠진 것으로 파악된다.
승용차 기준 세계 신차 판매량은 2018년과 2019년 전년과 비교해 각각 2.8%, 6.3% 줄었다.
방 연구원은 "자동차용 강재시장은 철강사들의 공급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수요는 정체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이는 철강사들의 가격 협상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2019년에 국내외 자동차용 강판 제조회사들이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음에도 이를 완성차기업에 전가하는 데 실패한 상황을 예로 들었다.
현대제철 역시 지난해 원재료 가격 상승부담을 주요 고객사인 현대기아차와 나누지 못하고 고스란히 떠안은 탓에 영업이익이 대폭 후퇴했다. 현대제철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3313억 원을 냈다. 2018년보다 67.7% 감소한 수치다.
방 연구원은 "원료 가격이 낮아졌지만 여기에만 기대기에 무리가 있다"며 "현대제철은 자동차없이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현대제철은 2020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9조920억 원, 영업이익 53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6.9%, 영업이익은 83.9% 줄어드는 것이다.
방 연구원은 이날 현대제철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중립(HOLD)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기존 2만5천 원에서 2만2천 원으로 낮춰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