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호 한일시멘트 그룹 회장이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멘트업계 1위에 바짝 다가섰다.
출하기지 다양화를 통해 매출 증가와 사업 시너지효과가 발생하며 시멘트업계 선두 쌍용양회와 본격적으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한일시멘트에 따르면 한일현대시멘트의 종속회사 편입으로 수도권 시멘트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한일시멘트는 시멘트 생산공장이 수도권 근처에 있는데 한일현대시멘트 역시 공장이 수도권 인근에 포진했다"며 "수도권 시멘트시장을 공략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는 이전까지 인적교류를 하는 정도였으나 종속회사 편입으로 출하기지 다양화를 통한 매출 증가와 자재 공동구매 등의 비용 절감과 더불어 영업망도 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는 성수기에는 물량 부족현상을 한일현대시멘트와 상호보완하고 비성수기에는 다른 목적으로 생산 공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시멘트는 한일현대시멘트와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영 노하우도 교류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한일현대시멘트는 영월공장 폐열발전 설비에 자기자본의 40% 수준인 7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데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폐열발전 설비의 설치 및 운영 노하우가 도움이 될 것으로 한일현대시멘트측은 기대하고 있다.
시너지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가 쌍용양회의 업계 1위 자리를 빼앗을 가능성도 나온다.
2019년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의 매출을 단순히 합산했을 때 1조3303억 원으로 쌍용양회(1조5384억 원)와 차이가 크지 않다.
한일시멘트가 시멘트 만큼이나 사업비중이 큰 레미탈 사업에서 2019년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 정도 외형 차이는 얼마든지 뒤집어 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허기호 회장은 2016년 회장에 오른 이후 시멘트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실천에 옮겼다.
2016년은 시멘트업계의 구조조정이 한창일 때인데 허 회장은 한일현대시멘트(당시 현대시멘트) 인수전에 뛰어들어 2017년 초 인수를 성사했다. 이에 따라 한일시멘트는 업계 3강으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한일현대시멘트 인수가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 인수전 경쟁에서 한일시멘트가 고배를 마신 뒤 이룬 성과라 더욱 값지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 뒤 허 회장은 알짜로 평가되던 동화청과를 매각한 자금으로 한일현대시멘트의 최대주주인 에이치엘케이홀딩스 지분을 추가 매입해 100% 확보했고 에이치엘케이홀딩스를 한일시멘트와 합병하며 시멘트사업의 수직계열화를 매듭지었다.
한일시멘트 다른 관계자는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의 수직계열화는 시너지를 일으켜 단순한 외형 합산보다 더 큰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