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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왼쪽)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오랜 갈등 끝에 화해할 수 있을까?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25일 갑자기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박삼구 회장이 24일 산업은행과 금호산업 지분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보도자료를 통해 “수 년 동안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며 박찬구 회장과 갈등을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다.
박삼구 회장은 “본인이 부덕한 탓으로 가족문제 때문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가족 간 화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형제경영의 전통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09년 이른바 ‘형제의 난’을 겪으면서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사이는 완전히 틀어졌다.
박삼구 회장은 2009년 7월 동생 박찬구 회장과 동반퇴진을 발표했다. 대우건설 재매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동생과 사이가 틀어지자 동생을 해임하고 자신도 퇴진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당시 박찬구 회장은 “형의 지시로 그룹 계열사들이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불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또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대우건설이 참여토록 해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 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공식석상에 함께 참석해도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맏형 박성용 회장의 10주기 추모행사도 각자 열었다.
현재 박삼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그룹을 이끌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그룹 재건에 한 발 다가선 만큼 틀어진 형제 사이도 되돌리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두 형제의 갈등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단순한 개인적 감정 차원을 넘어 여러 건의 법적 소송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014년 8월 유동성 악화 당시 부실 계열사의 기업어음(CP)매입 문제와 관련해 박삼구 회장을 배임죄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6월 박삼구 회장의 배임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 103억 원을 물어내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첫 재판이 9월 초 열렸다.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이전등록 청구소송’의 항소심과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한 ‘그룹분리 소송’의 상고심도 진행 중이다.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회장의 발언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