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급의 장기 계획 수립을 자문하는 총괄분과위원회가 2034년까지 전체 전력공급에서 원전의 비중을 크게 줄이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계획에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석탄발전소 수를 절반 규모로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총괄분과위원회, 2034년까지 신재생 비중 40% 전력계획안 제시

▲ 부산 기장군의 고리원전 1호기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총괄분과위원회는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0~2034년) 워킹그룹 주요 논의결과 브리핑’에서 2034년 국내 전력 공급량의 40%를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충당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총괄분과위원회는 제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민간 전문가 자문기구다. 에너지, 경제, 법학, 기후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 21명으로 구성돼 2019년 3월 출범했다.

전력수급 기본계획은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전기사업법을 바탕으로 2년마다 수립하는 행정계획이다. 전력수급의 장기 전망과 전력수요 관리, 발전계획 등을 담고 있다.

총괄분과위원회는 2034년 국내의 최대 전력수요를 104.2GW로 도출했다. 2020년부터 2034년까지 최대 전력수요가 해마다 평균 1%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가율 전망치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년~2031년)의 연평균 증가율 1.3%보다 0.3%포인트 낮다.

이번 수요 전망에 따라 총괄분과위원회는 현재 운전 중인 석탄발전기 56기(34.7GW) 가운데 2034년까지 가동기간 30년에 이른 발전기 30기(15.3GW)의 운전을 모두 중지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운전이 중지되는 석탄발전기 30기 가운데 24기(12.7GW)는 액화천연가스(LNG)발전기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 전환 물량을 포함해 액화천연가스 발전설비용량을 2020년 41.3GW에서 2034년 60.6GW 규모로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원전 운영계획을 살펴보면 현재 운전 중인 원전 25기(24.7GW)에 2024년 1기가 추가되면서 전체 발전량은 27.3GW로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그 뒤에는 원전 폐쇄를 지속해 2034년 17기(19.4GW)까지 줄이기로 했다. 

이 운영계획이 지켜지면 연간 전체 전력의 공급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9.2%에서 2034년 9.9%로 줄어들게 된다. 

총괄분과위원회는 석탄발전과 원전 축소에 따른 전력 공급량 감소를 신재생에너지로 보충하기로 했다. 

2034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신규 설비를 62.3GW 추가 확충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9년 15.8GW였던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2034년 78.1GW까지 끌어올릴 목표를 세웠다.

이 계획대로라면 연간 전체 전력의 공급량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2020년 15.1%에서 2034년 40%로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총괄분과위원회의 계획안을 바탕으로 부처별 협의와 경제성장률 수정치 반영, 국회 보고와 공청회 등을 진행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제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확정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