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엠즈씨드 대표이사가 커피전문점 폴바셋의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며 수익성 개선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엠즈씨드는 매일유업 폴바셋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세운 회사다. 2019년 말 기준 매일유업 지주회사인 매일홀딩스가 회사 지분의 92.6%를 들고 있다.
5일 엠즈씨드에 따르면 폴바셋은 올해도 규모보다는 ‘내실’, 속도보다는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두는 경영기조를 유지한다.
폴바셋 관계자는 “폴바셋은 무분별한 매장 출점을 지양하고 브랜드의 특성을 살려 점진적으로 매장을 확대해갈 계획”이라며 “고객이 어떤 폴바셋 매장을 방문하더라도 동일한 맛과 품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바셋은 2009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처음 매장을 낸 뒤 10여 년 동안 한 해에 매장 10여 곳을 내는 데 그치며 현재 전국에 매장이 100여 곳뿐이다.
국내 상위권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이 한 해 매장을 100여 곳씩 출점하는 것과 확연하게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폴바셋은 상권 분석을 통해 출점 매장의 인테리어도 다 달리하고 있다. 각 매장의 특색을 살려 차별화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또 커피와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폴바셋은 브랜드 론칭의 처음부터 ‘완벽한 한 잔의 커피’를 모토로 삼았다.
매일유업은 커피전문점사업에 뛰어들면서 철저한 고급화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따라 2003년 세계 바리스타 챔피업십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챔피언에 오른 호주 출신의 바리스타 폴 바셋씨와 협업을 통해 커피전문점 브랜드 ‘폴바셋’을 내놨다.
폴바셋은 ‘품질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제품과 매장의 고급화전략으로 브랜드 차별화에 성공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포화상태인 국내 커피전문점시장에서 독자적 영역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용철 대표도 2017년 말 엠즈씨드 대표로 취임해 폴바셋 사업을 맡은 뒤 이런 경영노선을 지속하는 가운데서도 소비자 접점을 늘려가며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폴바셋이 국내시장에서 고급 커피전문점으로 정체성을 확립한 만큼 메뉴와 매장 출점, 서비스 운영 등 부분에서 소비자들에게 더욱 다가갈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전략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폴바셋은 김 대표가 취임하기 전인 2017년 여름까지는 고급 전략에 따라 아메리카노 대신 2배의 원두를 사용해 오랜 시간 추출한 ‘롱고’만 판매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중적 제품이 아메리카노라는 점을 고려해 2018년 5월 폴바셋 100호점인 서초본점을 열면서 처음으로 아메리카노를 메뉴에 넣었다.
배달애플리케이션(앱)에 입점해 배달서비스를 도입하고 롯데마트 등과 손잡고 폴바셋 브랜드로 캡슐커피도 내놓으며 소비자와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커피 품질에서는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소비자의 요구와 사회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취임 2년 차인 2019년 폴바셋의 영업이익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폴바셋은 2019년 매출 852억2천만 원, 영업이익 66억5천만 원을 거뒀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3594.4% 급증했다.
김 대표는 1961년 태어나 인하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여객노선영업부 대양주노선팀장, 대한항공 중국 상하이지점장, 여객노선 영업총괄 상무 등을 지냈다.
김 대표는 대한항공에서 ‘하늘을 나는 호텔’이라고 불리는 A380 여객기에 고급 서비스를 도입한 인물이기도 하다.
2017년 12월 엠즈씨드 대표로 영입돼 폴바셋사업을 이끌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