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생명보험업계와 신용평가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NH농협생명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NH농협금융지주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NH농협생명이 외부 컨설팅, 자산포트폴리오 조정, 보장성보험 중심 보험 판매 등을 통해 실적 개선에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재무 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NH농협생명은 2019년 순이익 401억 원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지급여력비율(RBC)은 192%를 보이며 2018년 말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생명보험사 평균 지급여력비율 284.6%를 크게 밑돌고 있다.
NH농협생명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려면 실적 개선에 더해 자본확충이라는 단기적 처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회장은 체질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본확충 효과가 오래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NH농협생명의 재무 건전성 문제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 왔다.
하지만 보험업황 악화, 저금리에 따른 자산운용의 한계 등으로 NH농협생명이 스스로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가 녹록치 않기 때문에 김 회장이 단기적 처방을 내릴 수 있다.
NH농협생명의 재무 건전성을 두고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김 회장이 유상증자나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 등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최근 한국기업평가가 NH농협생명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AAA’에서 ‘AA+’로 낮추는 등 NH농협생명의 재무 건전성을 향한 우려 섞인 시선이 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4월29일 NH농협생명의 IFRS(보험금 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무보증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각각 한 단계씩 내렸다.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7월 NH농협생명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며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미 발행한 후순위채의 자본인정액 상각이 시작(2020년 상각예정액 340억 원)되고 실적을 통한 자본축적도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지급여력비율 관리 부담은 계속될 것이고 유상증자, 자본성 증권 발행 등 다각적 자본확충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시기와 규모는 유동적”이라고 바라봤다.
NH농협생명은 자산 65조 원을 보유한 국내 4위 대형 보험사지만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는 업계 하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 24곳 가운데 지급여력비율이 200%에 미치지 못한 생명보험사는 NH농협생명보험과 DB생명, DGB생명, 흥국생명, IBK연금보험 등 다섯 곳뿐이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NH농협생명의 경영개선 노력뿐 아니라 신용등급 하락, 보험업황 악화 등을 고려해 유상증자를 포함한 자본확충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 시기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