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20-05-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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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업체들이 최근 흑자전환에 성공하거나 적자를 대폭 줄이며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SSG닷컴과 롯데ON 등 기존 유통공룡들도 온라인사업을 강화하면서 이커머스업계의 주도권을 누가 쥘지 주목된다.
▲ 이커머스업체들의 기업로고.
3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시장의 덩치는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뚜렷한 승자로 불릴 만한 곳은 찾기 어렵다.
오프라인쇼핑의 시대가 저물고 온라인쇼핑의 막이 열렸지만 수많은 업체들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거래액 기준으로 상위회사가 고작 10% 수준을 차지하는 수준에 불과해 말 그대로 ‘군웅할거’시대다.
모두가 한국판 ‘아마존’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절대 강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각 이커머스기업들은 각자의 전략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쿠팡은 외형 확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위메프는 직매입보다는 ‘특가전략’을 선택했다.
이베이코리아는 멤버십인 스마일클럽을 중심으로 충성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티몬은 ‘타임 커머스’로, 11번가는 ‘커머스포털’ 등을 내세우며 각자의 색깔을 지켜가고 있다.
각 기업들의 실적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베이코리아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거두고 있는데 이어 지난해 11번가가 흑자로 전환했으며 티몬도 올해 3월 첫 월간 흑자를 거두며 연간 흑자전환까지 바라보고 있다.
쿠팡은 ‘조 단위’ 적자를 보다가 영업손실을 2018년보다 36%나 줄이면서 사업의 지속성에 달렸던 의문부호를 일부 떼어내는 데 성공했다.
여전히 ‘누가 더 낫다’고 명확하게 말하기 힘든 상황에서 앞으로 지각변동을 불러올 각종 현안들이 산적해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불거진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이커머스를 다루고 있는 기업 가운데 가장 실적이 좋은 이베이코리아가 매각설이 끊이지 않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이커머스업계에 ‘1등은 없다’란 의미이기도 하다.
투자금융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뿐 아니라 티몬과 위메프도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잠재매물로 보고 있다.
일단 티몬과 11번가 등은 상장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수혈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둔 만큼 시장의 평가에 따라 방향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등 기존 유통공룡들도 각각 롯데ON과 SSG닷컴 등을 통해 자기만의 온라인 전략을 세우고 이커머스 경쟁에 뛰어들었다.
오프라인 쇼핑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전국 단위에 걸친 인프라, 풍부한 자금력 등을 감안하면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조용선 SK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업황은 좋지만 승자가 없다”며 “20년 동안 유의미한 이익을 거둔 경험이 있는 기업은 이베이코리아 한 곳인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의 인수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야말로 ‘시계제로’의 상황이 됐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