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올해 네이버쇼핑에 배송서비스와 ‘라이브 커머스’ 등을 확대하면서 쇼핑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 대표는 쇼핑사업을 강화를 통해 네이버의 금융사업 뿐 아니라 기존 콘텐츠사업까지 포괄하면서 시너지를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1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상품 검색부터 쇼핑, 결제를 넘어 배송까지 확장하고 있어 국내 이커머스업계에 새로운 ‘공룡’이 등장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당초 네이버는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계하는 역할에 그쳤는데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배송까지 지원하면서 쇼핑사업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이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에 입점한 뒤 CJ대한통운과 협력해 밤 11시30분까지 주문하면 24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네이버도 배송경쟁에 뛰어들었다.
브랜드 스토어는 브랜드 소개를 포함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으로 현재 30개가량의 브랜드 스토어가 운영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까지 200개의 브랜드 스토어를 낼 계획을 세웠는데 이들이 모두 LG생활건강과 같은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면 네이버도 국내 다른 이커머스회사들처럼 빠른 배송서비스를 운영하는 것과 다름없게 된다.
한 대표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브랜드 스토어) 성과와 개선점을 잘 관찰해 물류업체들과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네이버쇼핑인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 홈쇼핑방송처럼 온라인에서 상품을 생방송으로 판매할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 기능도 확대하고 있다.
한 대표는 올해 상반기까지 32만 개에 이르는 스마트스토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 툴을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온라인쇼핑의 단점으로 꼽히는 상품을 직접 볼 수 없는 점을 최대한 극복하기 위해 최근 국내 이커머스회사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선보이고 있는데 네이버도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네이버에 입점한 케이트런던은 4월23일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통해 평소보다 250%가 넘는 매출을 냈다. 케이트런던은 네이버 해외직구의 판매자로 영국에서 명품 아울렛을 구매대행 판매자다.
한 대표는 새로 시작하는 금융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 쇼핑사업을 더욱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업을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이 하반기에 네이버통장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금융플랫폼사업에 뛰어드는 만큼 쇼핑사업이 금융 플랫폼사업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에게 네이버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금융서비스에서 활용할 수 있다면 쇼핑과 금융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네이버는 1월 쇼핑 이용자 수가 800만 명이었지만 3월에 1천만 명까지 늘어나면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고객들을 네이버 금융서비스로 끌어들인다면 금융사업을 빠르게 안착할 수 있다.
한 대표도 "네이버 쇼핑의 정기·반복 구매 같은 프로그램이 네이버파이낸셜과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금융뿐 아니라 기존 콘텐츠사업까지 한 번에 묶기 위해 쇼핑사업을 키우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네이버가 쇼핑서비스와 예약서비스, 검색서비스, 웹툰과 같은 콘텐츠, 금융서비스까지 하나로 묶는 회원제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아마존처럼 충성고객들을 대량으로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 프라임은 아마존이 제공하는 유료 구독서비스로 2일 무료배송, 프라임 나우를 통해 구매한 고객에게 2시간 배송뿐 아니라 음악이나 비디오 스트리밍 혜택을 주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최근 ‘네이버플러스’ 상표를 특허출원하면서 아마존 프라임과 같은 멤버십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며 “네이버가 멤버십서비스를 내놓게 된다면 네이버의 빅데이터 효용이 극대화될 뿐 아니라 충성고객들에게 ‘락인 효과’ 등이 강화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