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0-05-01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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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인력 증원을 요구하는 철도노조를 상대로 의견을 조율할 수 있을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한국철도의 실적 악화가 불 보듯한 상황에서 노조의 주장을 수용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커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손병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1일 철도노조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한국철도와 국토교통부에 4조 2교대 소요 인력 확정을 위한 노사정(노동자·사용자·정부)협의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3월10일 노사정협의 대표자 간담회에서 3월 안으로 인력 관련 협의를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노사 단체협약 내용과 관련해서도 충분한 설명을 했다”며 “그럼에도 국토부의 무책임한 태도로 보충교섭이 중단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철도노조는 4조 2교대 근무제 도입을 위해 4600여 명의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철도 전체 직원의 14%에 이르는 수치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기준 한국철도의 정규직 직원은 3만2273명으로 한국철도가 해마다 인건비로 지출하는 비용만 해도 2조4천억 원 안팎에 이르고 있어 한국철도로서는 인력 증원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열차 이용객이 급감하며 한국철도의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한국철도가 노조가 주장하는 인력 증원을 수용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한국철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의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한 다음날인 1월28일부터 3월12일까지 누적된 한국철도의 운송수익 감소금액은 1624억 원으로 추산된다.
한국철도는 코로나19 사태가 4월 말까지 지속된다면 수익 감소가 약 4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바라봤다.
철도노조는 한국철도와 SR의 통합도 주장하고 있다. KTX와 SRT를 각각 운영하고 있는 두 회사를 통합하면 중복비용을 줄이고 안전한 철도운영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2018년 말 한국철도의 철도사고 문제가 잇따라 터지며 통합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열차사고가 잦은 한국철도가 SR과 통합한 뒤 조직이 커지면 안전관리에 구멍이 더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철도노조는 2019년 11월19일 노조 교섭이 결렬되자 20일부터 5일 동안 총파업을 진행했다.
철도노조와 한국철도는 임금 4% 인상에서는 의견을 모았고 4조 2교대에 따른 인력 증원 문제나 한국철도와 SR의 통합과 같은 사안은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일단 합의하고 파업상황을 마무리하기는 했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4조2교대와 관련한 인력충원과 근무체계 개편을 위해서 한국철도는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