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에서도 집 안에서 즐기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게임을 자유롭게 즐기고 싶다는 것은 세계 모든 게이머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5G통신을 활용한 ‘클라우드 게임’서비스가 게이머들의 이런 바람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클라우드 게임서비스를 5G통신의 ‘킬러콘텐츠’ 가운데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체험기] SK텔레콤 '엑스클라우드', 스마트폰을 '콘솔게임기'로 바꾸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특히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출시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엑스클라우드’의 시범 서비스를 이동통신3사 고객 모두가 체험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현재 KT의 ‘5G스트리밍게임’과 LG유플러스의 ‘지포스나우’는 해당 이동통신사의 고객만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엑스클라우드는 누구나 들고다니는 스마트폰을 '콘솔 게임기'로 만들어 게이머들의 오랜 바람을 이뤄줄 수 있을까?

이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엑스클라우드서비스를 직접 체험해봤다.

◆ 최신작 위주의 탄탄한 ‘게임 라인업’, 장르적 다양성도 충분

엑스클라우드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매우 탄탄한 게임 라인업이다. 

2019년 10월 출시된 ‘프로스트펑크 콘솔 에디션’과 2019년 8월 출시된 ‘에이지오브원더스:플래닛폴’ 등 최신게임부터 ‘보더랜드2’, ‘드래곤에이지:인퀴지션’ 등 출시된지는 오래됐지만 여전히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게임까지 100개에 가까운 게임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수십여 개의 게임을 내세웠던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의 서비스와 달리 5개의 게임으로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게임의 다양성 측면에서 비판을 받았던 것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장르적 다양성 역시 눈에 띄었다.

경쟁사의 서비스가 대부분 액션, 1인칭 총싸움게임(FPS), 스포츠게임, 캐쥬얼게임 등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인 ‘에이지오브원더스:플래닛폴’이나 ‘문명5’, 역할수행게임(RPG) 장르인 ‘월드오브파이널판타지 맥시마’,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등을 통해 여러 장르의 게임을 담고자 한 노력이 돋보였다.

특히 아직 국내 5G통신 인프라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만큼 통신상태에 따라 ‘지연시간(인풋렉)’이 길어지기 쉬운데 상대적으로 지연시간이 조금 느려도 게임 플레이에 큰 무리가 없는 전략시뮬레이션 장르나 역할수행게임 장르에 힘을 실은 것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부드러운 게임 플레이, 통신상태는 변수

게임 플레이 역시 매우 부드러웠다.

스마트폰용 게임 패드를 사용하는 만큼 조작감에 있어서는 콘솔 게임기과 전혀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로딩(게임의 실행이나 화면의 전환 등에 걸리는 시간) 역시 가정용 콘솔 게임기로 동일한 게임을 실행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프레임드랍(화면이 부드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뚝뚝 끊기는 현상) 역시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게임이 안정적으로 초당 60프레임을 유지했다. 

초당 60프레임은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 등 대부분의 콘솔 게임기가 지원하는 최대 초당 프레임 수치다. 

다만 통신상태에 따라 가끔씩 발생하는 지연시간이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방해했다. 이 지연시간 때문에 ‘철권7’, ‘소울칼리버6’ 등 대전액션게임에서는 조작이 제대로 입력되지 않아 격투 기술을 사용하지 못할 때가 많았으며 ‘포르자 호라이즌 4’ 등 자동차경주(레이싱) 게임에서는 방향키가 특정 방향으로 계속 쏠리는 ‘키쏠림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게임패드 사용 강제 등 편의성 측면은 아쉬워

편의성 측면에서는 여러 가지 아쉬운 점들이 눈에 띄었다.
 
[체험기] SK텔레콤 '엑스클라우드', 스마트폰을 '콘솔게임기'로 바꾸다

▲ 스마트폰의 엑스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실행시킨 인기 게임 '헤일로5'의 메인화면. <비즈니스포스트>


특히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가상패드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큰 불편으로 다가왔다. 현재 경쟁사들의 클라우드 게임서비스들은 모두 가상패드를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엑스클라우드의 구글 플레이스토어 사용자 리뷰에서도 이 점을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다. 한 이용자는 “가상패드를 지원하지 않아 대중교통 등에서 게임을 즐기기가 어렵다”며 “앞으로 업데이트를 통해 가상패드를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글화된 게임이 많지 않은데 실제로 실행시키기 전에는 해당 게임이 한글을 지원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초저지연, 초고속, 초대용량 등 5G통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 콘텐츠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실감형 콘텐츠와 함께 이용자들에게 5G통신의 장점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킬러콘텐츠”라며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사업자와 협력해 계속해서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