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하나은행장이 미얀마 금융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은행 지분을 인수할까?
하나은행이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지 못한 만큼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현지은행 지분을 통한 미얀마 진출을 추진할 수 있다.
29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신남방국가 중심의 해외진출 전략을 꾀하면서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이어 미얀마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미얀마 진출과 관련해 “지점 진출과 함께 현지 상위권 은행 지분을 인수하는 전략도 동시에 검토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은행이 4월 초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지 못하면서 현지 법인 설립이나 지점 전환을 통한 진출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지 행장이 미얀마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 현지은행 지분 인수 전략을 꺼내들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미얀마 중앙은행이 2016년 이후 4년 만에 외국계 은행에 은행업을 개방한 만큼 다음 기회를 노리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신한은행은 2016년 2차 개방을 통해 미얀마에 진출했으며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이 4월 초 예비인가를 받으며 미얀마에 진출했다.
미얀마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미얀마 진출을 시도했던 지 행장으로서는 마음이 급할 수 있다.
지 행장은 신남방국가 중심의 해외진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만큼 미얀마를 눈여겨보고 있다.
지 행장은 올해 초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얀마는 아직 국내 기업과 금융 진출이 활발하지 않지만 성장 잠재력이 크고 기회가 많은 지역”이라며 신남방국가 가운데 미얀마를 주목했다.
지 행장은 지난해 9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등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태국·미얀마·라오스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미얀마를 방문하기도 했다.
지 행장은 이미 베트남에서 현지은행 지분인수를 통해 시너지, 지분법 이익 등 효과를 봤기 때문에 미얀마에서도 같은 전략을 취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베트남 자산규모 기준 1위 은행인 BIDV(베트남투자개발은행)의 지분 15%를 약 1조 원에 인수했다.
4월 초 하나은행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 지점이 BIDV와 업무제휴를 통해 법인카드 발급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BIDV의 순이익 4341억 원 가운데 지분 15%를 적용한 651억 원이 하나은행 순이익에 반영됐다. 올해부터는 배당수익도 기대된다.
하나은행은 현재 미얀마 양곤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하나캐피탈과 함께 소액대출법인인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를 운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