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보유한 수리온 기반 산림헬기인 ‘KUH-1FS(Forest Service)’가 맹활약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산림헬기 영업활동에도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리온 산림헬기 산불 진화 맹활약, 한국항공우주산업 판매 힘받아

▲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


28일 산림청에 따르면 수리온 산림헬기는 26일 야간 진화작업에 투입돼 경북 안동 풍천면에서 일어난 산불 확산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수리온 산림헬기는 탐조등과 첨단 항전장비를 갖춰 산림청이 보유한 헬기 가운데 유일하게 야간 진화가 가능한데 실제 야간작업에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리온 산림헬기는 3월 500시간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제작사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정밀 주기검사도 받았다. 500시간을 날았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임무에 투입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야간 진화작업 역량이 실전에서 확인된 만큼 수리온 산림헬기 도입 확대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나온다.

산림청은 현재 50대 가량의 산림헬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수리온은 1대뿐이다.

산림헬기는 산불의 초기 진압은 물론 사람이나 지상장비가 직접 들어가기 힘든 곳의 불길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산불 진화의 핵심장비로 꼽힌다.

산불은 바람이 상대적으로 센 야간에 더욱 빠르게 번지는 경향이 있어 수리온 산림헬기 도입이 늘어 야간작업이 더 많이 이뤄지면 진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조종사 훈련 문제도 수리온 산림헬기 도입에 힘을 싣는다.

수리온 산림헬기는 지난해 4월 강원도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 때만해도 조종사 훈련 부족으로 야간작업에 투입되지 못했다.

조종사는 야간 진화작업을 진행할 때 야시경 등의 장비를 활용한다. 야시경은 깜깜한 곳을 비행할 때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가로등이나 조명 등 강한 빛과 마주하면 시야에 큰 방해를 받아 오랜 기간 훈련이 필요하다.

산림청은 1년 넘게 조종사 훈련을 거쳐 수리온 산림헬기를 이번 안동 산불 야간 진화작업에 투입했는데 같은 기종이 늘면 그만큼 훈련시간을 줄일 수 있다.

산림청은 올해 산림헬기 2대 도입을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회에서 예산이 확보되면 경쟁 입찰을 통해 기종을 선정하는데 수리온 산림헬기는 이미 유력후보로 평가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림헬기 도입이 확정된 뒤 실제 도입까지는 3년가량이 걸린다"며 "수리온 산림헬기는 산림청이 보유한 헬기 가운데 야간 진화작업이 가능한 유일한 헬기라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러시아 카모프가 만든 KA-32를 30대 운영하며 주력으로 삼고 있는데 수리온 산림헬기는 평균능력이 KA-32과 비교해 크게 무리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리온 산림헬기 산불 진화 맹활약, 한국항공우주산업 판매 힘받아

▲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수리온 산림헬기 'KUH-1FS'.


수리온 산림헬기는 담수량이 2천 리터로 KA-32보다 1천 리터(33%) 적지만 물을 가득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50초로 80초인 KA-32보다 30초(38%) 적게 걸린다. 수리온 산림헬기는 담수 후 이동속도도 시속 241km로 178km인 KA-32보다 60% 이상 빠르다.

지역경제를 위해 국내 수리온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가 있는 경남 사천시와 사천시의회는 3월 시장과 시의회의장 명의로 ‘국산헬기 수리온 구매 호소문’을 대통령, 국회의장, 기획재정부장관, 국방부장관, 소방청장, 광역자치단체장 등에 전달했다.

호소문에는 국내 항공과 우주산업 육성, 지역경제 발전,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국산헬기 판매 확대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산림헬기뿐 아니라 수리온 기반의 관용헬기는 다양한 환경에서 운용성능이 입증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상황과 항공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외산헬기보다는 국산헬기 도입을 검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