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가 국내 ‘큰손’들의 위탁운용사 경쟁에서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2015 사모투자펀드 위탁운용사 일괄공모’ 관련 구술심사 결과 스카이레이크를 포함한 모두 5개의 운용사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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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 |
스카이레이크는 하나금융투자와 함께 인수합병(M&A)과 같은 모험자본 역할을 하는 바이아웃(Buy-out,기업경영권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되팔아 수익을 얻는 것) 펀드의 운용사로 선정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공모사업은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중소‧중견기업의 자금조달 등을 위해 3개 분야에 5천억 원을 출자 약정해 모두 1조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하는 것”이라며 “최종 선정 결과는 아니며 추가적인 은행 내부 출자승인 절차를 거쳐 10월 중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종 선정은 아니지만 이번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스카이레이크가 최종적으로 산업은행의 사모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면 이 회사는 2010년 정책금융공사 사모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이래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 주요 연기금들의 위탁운용사 선정 경쟁에서 무패 기록을 이어가게 된다.
이런 ‘성공’의 비결로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회장의 뛰어난 프레젠테이션(PT) 능력이 꼽히기도 한다. 프레젠테이션 점수는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이 깐깐하기로 소문난 국민연금뿐 아니라 주요 기관들이 높은 비중을 두는 부분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진 회장은 사전 프레젠테이션 자료 준비부터 당일 무대에서 받을 예상 질문까지 본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챙기는 스타일”이라며 “고객(큰손)들 마음을 사로잡는 프레젠테이션 능력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과거 삼성전자 CEO와 정보통신부 장관 때부터 대중과 VIP들 앞에서 다져온 자신감이 바탕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진 회장의 이름값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는 주위의 시샘이 나올 법도 하지만 업계에서는 선정될 만하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룬다.
스카이레이크 관계자는 “IT와 중소‧중견기업에 전문 투자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로 이름이 알려지다 보니 펀드 자금을 대는 쪽에서도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넣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카이레이크가 선호하는 투자처는 대부분 1천억 원 미만의 IT기업들이다.
스카이레이크는 2010년 12월 백색가전용 모터 제조업체 에스씨디에 260억 원(지분 43%)을 투자한 뒤 2년 만인 2012년 10월 일본 산쿄(SANKYO)에 405억 원을 받고 매각하면서 성공적인 바이아웃 사례를 남겼다.
진 회장의 IT업종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T 신제품이 나오면 직접 써보며 장단점을 해당 회사 경영진에게 조언을 해줄 정도다.
스카이레이크는 얼마전 전기‧전자 분야 시험 인증 관련 기업 4곳을 잇달아 인수합병했다.
인증업체 가운데 분야별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각각 인수해 하나의 집단을 만든다면 기업들의 니즈에 대응하기가 한결 수월해 질 것으로 스카이레이크는 본다.
스카이레이크는 진 회장이 2006년 설립했다. 미국의 IT 전문 투자기업인 실버레이크를 벤치마킹 모델로 삼았다. 스카이레이크(하늘연못)라는 회사이름은 백두산 천지에서 따왔다.
스카이레이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운용자산(누적기준)이 모두 1조4천억 원에 이른다. 1년 전보다 5천억 원 가량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