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 매도세가 31일 거래일 만에 멈췄다. 삼성전자 주식을 하루 동안 2천억 원어치 이상 사들이며 4%대 상승을 이끌었다.
▲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가 코스피시장에서 31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외국인투자자의 행보에 관심이 몰린다.
문재인 정부가 총선 승리 뒤 실물경기 회복을 위한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코스피에 훈풍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가 코스피시장에서 31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외국인투자자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몰린다.
외국인투자자는 그동안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계속 팔아치웠다.
그러나 이날 외국인투자자가 3226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길고 길었던 '팔자' 행진을 멈추자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가 되살아날지를 놓고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 전환은 한국경제를 두고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21대 총선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국정운용 동력을 확보한 점이 외국인투자자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물경기 긴급대응을 위한 추경효과는 여야 사이 정쟁 심화에 따른 정책시차 확대로 그 영향력이 상당 수준 줄었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전 평균 38일에 불과했던 추경 예산안 국회 계류일이 문재인 정부에서 51일 수준으로 확대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 결과 여당이 과반을 훌쩍 넘기는 의석을 차지하게 되면서 정부가 경제정책을 내놓고 효과를 거두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 신흥국 시장 가운데 거시건전성 및 코로나19 정책대응 측면에서 안전지대가 한국이라는 것을 역설하는 부분”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로 한국이 받을 경제적 타격이 다른 국가보다 비교적 적을 것으로 예상된 점도 한국 주식시장을 향한 외국인의 투자심리 회복을 이끌었을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4일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2%로 전망했다.
한국도 코로나19에 따른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지만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4번째로 경제적 타격을 덜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외국인투자자가 이날 전기전자업종에서 매수세를 보인 점을 두고 외국인투자자들이 ‘사자’ 행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전기전자업종에서 3138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이날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2618억 원가량 순매수하며 2월13일(2582억 원) 이후 처음으로 2천억 원 넘게 사들였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외국인투자자 순매수에 힘입어 1900선을 회복했다”며 “3천억 원대 외국인 순매수 규모 및 전기전자업종 집중은 외국인투자자 귀환의 전조”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