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은 조윤제 전 주미대사,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후임 금융통화위원으로 추천됐다고 밝혔다. 고승범 현 금통위원은 연임한다. 사진 왼쪽부터 조 전 대사, 고 위원, 주 교수, 서 원장. <사진=연합뉴스>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7명 가운데 3명이 새롭게 교체됐다.
문재인 정부와 연이 닿은 인사들이 포함되면서 이번 금통위가 어느 때보다 정부와 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새 금융통화위원으로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전 주미대사),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신인석 위원, 조동철 위원, 이일형 위원은 자리에서 물러난다.
고승범 금통위원은 다시 추천되면서 연임한다. 금통위 출범 이후 첫 연임이다.
금통위원은 모두 7명이다. 당연직인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한 5명은 기획재정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은행연합회장이 1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조 전 대사는 기재부, 서 원장은 대한상의, 주 교수는 금융위, 고 위원은 한국은행이 각각 추천했다.
조윤제 전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불린다.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 경제보좌관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의 첫 주미대사도 지냈다.
지난 대선 때는 문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소장을 맡아 문 대통령의 경제공약 마련에 큰 역할을 했다. 2018년
이주열 총재가 연임하기 전 총재 후보로 거명되기도 했다.
1952년에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다.
주상영 교수도 문재인 정부 들어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경제분과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원로 경제학자인 ‘학현’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를 따르는 진보성향 경제학자들의 모임 ‘학현학파’ 소속이다. 주 교수는 그동안 칼럼을 통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조합을 강조해왔다.
주 교수는 1964년에 태어나 상문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과 세종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등을 거쳐 참여정부 시절 정부혁신관리평가단 위원을 지냈다.
서영경 원장은 한국은행 출신이다. 20년 이상 한국은행에 근무했으며 2013년 여성 최초로 임원직인 부총재보에 올랐던 인물이다.
2016년 한국은행 부총재보직에서 퇴임한 뒤 고려대에서 교수를 지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싱크탱크인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의 원장으로 일했다. 4년 만의 ‘금의환향’인 셈이다.
서 원장이 금통위에 합류하면 사상 처음으로 금통위에 여성 위원이 두 명이 된다. 현재 여성으로는 임지원 금통위원이 유일하다.
서 원장은 1963년에 태어나 창문여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그 뒤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승범 위원은 1950년 6월 금통위가 출범한 뒤 첫 연임 사례다. 고 위원은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상임위원을 지내고 2016년 금융위 추천으로 금통위원에 임명됐다. 앞서 4년 동안은 매파에 가까운 중도 성향을 보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은행은 고 위원의 연임을 추천한 배경을 놓고 “금통위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의 연속성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고 위원은 1962년에 태어나 경복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서울대 행정학 석사과정을 마쳤고 1995년 미국 아메리칸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 위원을 제외한 후임 3명이 어떤 성향인지 아직 뚜렷하게 판단하긴 이르지만 후임 위원이 확정되면서 매파적 성향이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기는 조 교수와 서 원장이 4년, 고 위원과 주 교수가 3년이다. 금통위원이 한 번에 교체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법이 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21일 임기가 시작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