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험지인 양산시을에서 승리하면서 다시 한번 대통령선거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16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 당선인은 양산을에서 살아 돌아와 당내 위상 상승과 경남지역 기반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김두관. 정치적 고향 경남 돌아와 승리해 민주당 대선주자 반열에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16일 양산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운동 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당선인은 21대 경남 양산을 선거에서 4만4218표를 얻어 미래통합당 나동연 후보(4만2695표)를 1523표 차이로 꺾고 당선됐다.

그는 16일 오전 당선이 확정된 뒤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관련 채비를 묻는 질문에 “정책과 사람이 준비 없이 하면 주변 분들에 부담을 드린다”며 “지금은 양산을 국회의원으로 양산의 현안 그리고 더 크게는 부산 울산 경남 동반성장 등의 일에 전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김 후보가 지역구 관리에 집중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대선 준비를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선거결과로 김 당선인은 2012년 경남지사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으나 낙선한 뒤 옹색해진 정치적 위상을 어느정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인은 원래 경남지역 출마를 고사했으나 민주당 지도부의 끈질긴 요청에 원래 지역구인 경기 김포갑이 아닌  양산을 출마를 수락했다.

특히 양산을은 문재인 대통령의 매곡동 사저가 있는 곳으로 문 대통령이 퇴임 후 돌아가겠다고 한 만큼 민주당이 반드시 사수해야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는 곳이다.

그런 만큼 지도부의 요청에 따라 상대적으로 험지에 투입돼 어려운 임무를 달성한 김 당선인의 존재감은 이전과 확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경남·울산권역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이뤄낸 성과도 나쁘지 않다.

민주당은 경남에서 3석(김해갑,김해을,양산을), 울산에서 1석(북구)을 확보해 기존 민주당의 의석 수를 지켰다.

당초 목표였던 7석 달성에 실패했지만 통합당이 개헌 저지선조차 어렵다며 읍소전략을 펴 보수 유권자들의 결집도가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랜 정치기반이었던 경남지역 민심을 다시 잡을 기회도 얻었다.

김 당선인은 16일 양산시 웅상읍의 선거사무실에서 “10년 전 경남에서 도정을 맡았고 8년 전에 중도에 그만두게 돼 양산시민, 경남도민께 늘 빚을 진 마음이었는데 다시 돌아온 저를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안에서 부산·울산·경남지역을 이끌 지도자급 인물은 김 당선인이 첫번째로 꼽힌다.

이번 총선에서 부산지역 선거를 이끌었던 민주당 김영춘 의원은 부산 진구갑에서 미래통합당 서병수 전 부산시장에 석패했다.

남은 부산 울산 경남 지역 민주당 당선자는 김 당선인을 제외하고 민홍철 당선인(김해갑)과 김정호 당선인(김해을), 박재호 당선인(부산 남구을), 최인호 당선인(사하갑), 전재수 당선인(북강서갑) 등인데 경륜 측면에서는 김 당선인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결국 김 당선인이 민주당의 부산 을산 경남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확률이 높은데 이를 바탕으로 김 당선인은 2년 뒤로 다가온 대선 도전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인은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남 남해군수에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세 번의 경남도지사선거 출마, 두 번의 경남 남해·하동 국회의원선거 출마 등 20년 넘게 경남지역에서 민주당 정치인으로 활동했다.

참여정부 시절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임명돼 친노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대표적 인물 중 한 명이며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53.5%의 득표율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하지만 2012년 대선 도전을 위해 경남도지사를 사퇴했고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소속 홍준표 전 대표가 경남도지사로 당선되면서 경남지역 민주당 지지자들의 원성을 샀다.

김 당선인은 2014년 경기 김포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낙선하는 등 정치적 침체기를 겪었으나 2016년 20대 총선에서 경기 김포갑에 당선돼 재기에 성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