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이 STS반도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홍 회장의 사임은 STS반도체를 인수하는 SFA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STS반도체는 17일 홍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사임하고 전병한 김길연 공동대표 체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전병한 대표가 경영지원을 맡고 김길연 대표가 사업운영을 총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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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 |
STS반도체는 “이번 대표이사 변경은 7월16일 STS반도체와 SFA 사이에 체결한 신주인수계약서의 인수대금 납입의 선행조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SFA가 STS반도체를 인수하면서 홍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는 뜻이다.
STS반도체는 10일 297억3300만 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300억 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둘 다 만기는 2045년 9월10일이다.
이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채는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SFA가 모두 떠맡는다. STS반도체는 SFA에 인수되면서 이른 시일 안에 워크아웃을 졸업할 것으로 전망된다.
STS반도체는 보광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지난해 45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경영실적이 양호했다. 그러나 코아로직 등 자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타격을 받아 6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SFA는 7월 STS의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유상증자액은 737억 원인데 SFA는 이를 통해 STS반도체 지분 30%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SFA는 이와 함께 신주인수권부사채와 전환사채도 인수하기로 하는 등 STS반도체에 모두 1334억 원을 투입하게 된다.
SFA의 STS반도체 인수를 놓고 보광그룹을 우회 지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두 회사는 모두 삼성그룹에 뿌리를 두고 있다. SFA가 속한 디아이그룹과 보광그룹은 오너끼리 인연도 깊다.
김영민 SFA 대표는 8월 기업설명회에서 “SFA는 STS의 백기사가 아니고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인수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정밀실사를 거쳐 정상화를 위해 필요하면 500억~800억 원의 추가 출자를 검토하고 베트남 공장도 증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