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코로나19 위기에도 올해 주택분양 계획을 그대로 밀고 나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라 홍보활동에는 제약이 있지만 식지 않은 청약열기, 빠르게 줄고 있는 미분양 물량 등을 놓고 볼 때 주택시장 상황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코로나19 이겨내는 청약 열기에 기대 품어

▲ (왼쪽부터)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은 1분기에 연초 예상보다 다소 저조한 분양실적을 냈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 2분기 주택분양에 속도를 낼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1분기에 올해 전체 계획 물량의 13%를 공급했고 GS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계획의 8%를 공급하는 데 그쳤다. 5대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1분기 분양을 진행하지 않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보다는 1월 청약시스템 이관에 따라 2월부터 분양을 시작해 상대적으로 1분기 공급량이 적은 편이었다”며 “2분기는 계획된 물량을 차질 없이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분기 대형건설사의 분양물량은 예상보다 적었지만 청약시장은 코로나19로 견본주택을 열지 못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이 1분기 공급한 물량은 모두 시장의 큰 관심을 받으며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GS건설이 시공하는 과천제이드자이와 청라힐스자이, 대우건설이 SK건설과 함께 짓는 매교역푸르지오SK뷰는 100 대 1이 넘는 청약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청약 경쟁률은 코로나19의 공포를 뚫을 정도로 높았다”며 “현재까지 건설사들의 연간 분양 계획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현대건설은 4월 대구 힐스테이트도원센트럴을 시작으로 대구 힐스테이트대구역오페라와 힐스테이트동인센트럴, 광주 힐스테이트첨단 등의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5월에도 힐스테이트의정부역,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3차 등으로 숨 가쁘게 분양일정을 이어간다.

GS건설은 3월 말 분양일정을 시작한 수원 영통자이에 이어 4월 고양 DMC리버파크자이와 DMC리버포레자이, 동탄 신동탄포레자이, 5월 성남고등자이 등의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2분기에 계룡 푸르지오더퍼스트, 광명 푸르지오센트베르, 기흥 푸르지오포레피스, 세운 푸르지오헤리시티, 인천 검암역로얄파크씨티푸르지오 등을 공급할 계획을 세워뒀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도 2분기 올해 마수걸이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은 2분기에도 견본주택 대신 사이버견본주택으로 분양을 이어간다.

대우건설이 2월 처음으로 견본주택을 사이버전시관으로 대체할 때만해도 건설업계에서는 흥행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지금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견본주택을 방문하는 대신 사이버공간에서 집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우려도 있었지만 사이버견본주택으로도 분양 실적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사이버견본주택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대형건설사들은 모두 유명 아파트 브랜드를 지니고 있는 만큼 사이버견본주택을 통한 분양에 특별히 불리할 것이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억 원의 돈이 들어가는 만큼 분양시 이것저것 꼼꼼히 따져보는데 대형건설사의 시공능력과 브랜드의 힘을 믿고 사이버견본주택만 둘러보고도 청약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코로나19 이겨내는 청약 열기에 기대 품어

▲ 2월 국내 처음으로 사이버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을 진행한 대우건설의 '매교역푸르지오SK뷰' 투시도.


2015년 이후 크게 늘었던 미분양 물량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 추세로 돌아선 점도 분양을 준비하는 대형건설사에 반가운 일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3만9천 세대로 지난해 6월 6만4천 세대와 비교해 40% 가까이 줄었다.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연속 줄었는데 특히 2월 기준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4233세대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6월만 해도 1만2천 세대에 이르렀는데 8개월 사이 60% 넘게 줄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수도권 물량이 많은데 그만큼 미분양 부담을 적게 안고 주택 공급을 준비할 수 있는 셈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전국 미분양 물량은 공급 부족의 여파로 빠르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입주물량 축소와 분양 가상한제 확대 시행에 따른 신규 주택가격 매력 등에 힘입어 올해 분양시장은 안정적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에도 1분기 청약열기는 뜨거웠다”며 “2분기에도 입지와 상품성이 우수한 상품을 다수 공급하는 만큼 1분기의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