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가 30거래일 만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수세로 전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자 주식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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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가 16일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전환에 따라 1975.45로 거래를 끝낸 가운데 서울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일하고 있다. <뉴시스> |
코스피 지수는 16일 전날보다 1.96% 오른 1975.45로 장을 끝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코스피에서 217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8월4일 이후 30거래일 만에 순매도를 끝내고 매수세로 전환한 것이다.
외국인투자자는 29거래일 동안 5조5419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매도세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의 33거래일(6월9일~7월23일) 이후 가장 길게 이어졌다.
기관투자자는 3581억 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는 5938억 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16일 코스닥에서도 111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코스닥 지수는 16일 전날보다 1.46% 오른 676.48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투자자는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는 시장의 예측에 따라 매수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9월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약화되고 중국의 증시 폭락 등 글로벌 악재가 터지면서 연방준비제도가 9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돼 외국인투자자가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기관투자자의 매수세도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5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상향 조정한 것도 외국인투자자들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이번 국가신용등급 상향을 통해 다른 신흥국보다 훨씬 굳건한 거시건전성을 공인받았다”며 “글로벌 펀드들이 신흥국 시장에서 우리나라를 선호하게 될 강력한 근거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 유지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판가름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가 9월에 오를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며 “미국이 통화 완화정책을 계속 유지한다면 외국인투자자의 수급도 지금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는 최근 2011년 미국 신용등급이 떨어졌을 때와 엇비슷할 정도로 주식을 매도했다”며 “매도 규모가 경험적 임계치에 다다른 만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분기점으로 매수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