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새 투싼을 앞세워 준중형SUV시장의 침체를 뚫을 수 있을까?
국내에서 준중형SUV는 몸집 등 측면에서 ‘애매하다’는 이유로 인기가 낮은데 소형SUV가 유독 높은 인기를 끌면서 준중형SUV 수요까지 일부 흡수하고 있어 새 투싼의 제품 경쟁력만으로 판매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7일 현대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8월경 새 투싼을 내놓는다.
새 투싼은 2015년 3월 출시된 3세대 투싼을 완전변경(풀체인지)한 4세대 모델이다.
디젤과 가솔린,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모두 4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2019년 12월 ‘LA 오토쇼’에서 공개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SUV 콘셉트카 ‘비전T’를 사실상 투싼의 예고편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이에 비춰볼 때 새 투싼에도 현대차가 2019년 12월 내놓은 ‘더 뉴 그랜저’와 마찬가지로 그릴과 헤드램프가 연결된 ‘일체형 히든 시그니처 램프’와 ‘파라메트릭 에어 셔터 그릴’이 적용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기존 모델보다 전장과 전폭, 휠베이스가 각각 130mm, 165mm, 135mm 길어지고 전고는 55mm 높아져 몸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 투싼의 흥행 여부는 소형SUV와 차별점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소형SUV들이 몸집을 불린 탓에 준중형SUV들은 소형SUV와 사실상 경쟁관계에 놓이게 됐다.
실제로 소형SUV 강자로 자리매김한 기아자동차의 셀토스가 출시된 뒤 투싼 판매량은 감소하기도 했다. 셀토스는 2019년 7월 출시된 뒤 그 해 모두 3만2001대가 판매됐는데 같은 해 7~12월 투싼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자동차시장은 ‘소형SUV 전성시대’라고 봐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소형SUV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준중형SUV 못지 않은 몸집을 갖췄으면서도 가격을 공격적으로 책정한 점이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 출시된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나 르노삼성자동차의 XM3만 봐도 준중형SUV 못잖은 몸집을 갖췄음에도 가격을 공격적으로 책정한 덕분에 판매를 늘리는 데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국내 완성차기업 5곳의 판매량을 기준으로 2020년 3월 판매된 자동차는 모두 2만7369대인데 이 가운데 18.1%가 소형SUV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새 투싼을 두고 소형SUV와 차별점을 강조하기 위해 하이브리드모델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몸집이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소형SUV를 압도하기가 힘든 만큼 하이브리드모델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모델로 판매 확대를 노릴 수 있다.
하이브리드모델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모델은 디젤이나 가솔린모델과 비교해 연비가 높고 석탄연료를 적게 써 친환경적이라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이들 모델을 앞세운다면 소형 및 준중형 차급에서 친환경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를 대거 흡수할 수도 있는 셈이다.
투싼은 사실상 국내 준중형SUV를 대표하는 모델인 만큼 투싼 흥행 여부에 올해 전체 준중형SUV 판매실적도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국내에서는 준중형SUV가 모두 8만2442대 팔렸는데 이 가운데 45%가량이 투싼 판매량이었다.
투싼 판매량은 2018년 4만3496대에서 2019년 3만6758대로 15.4%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