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완전히 마무리하려면 한진해운의 자회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주회사체제에서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두기 위해서는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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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8개 자회사 가운데 실적이 부진한 곳을 청산하는 방법으로 자회사를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
한진그룹은 지주사 한진칼이 자회사로 대한항공과 한진을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대한항공이 2014년 한진칼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진해운은 한진칼의 손자회사가 됐다. 이 때문에 한진해운은 8개 자회사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거나 모두 매각해야 한다.
한진해운의 자회사를 정리해야 하는 기한은 대한항공이 한진칼의 자회사로 편입된 2014년 11월11일부터 2년이 되는 2016년 11월10일까지다.
한진해운 8개 자회사는 한진해운광양터미널(70%), 한진해운경인터미널(85%), 한진케리로지스틱스(65%), 한진해운신항만물류센터(60%), 부산마린앤오일(48%), 부산인터내셔널터미날(33%), 한진해운신항만(50%), 한진퍼시픽(60%) 등이다.
몇몇 회사는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실적 반등 가능성도 높지 않다.
부산마린앤오일은 한진해운이 2011년 유류중계기지 건립을 위해 삼성물산 등과 함께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다. 하지만 부산항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였던 신항 유류중계기지 건설사업은 2014년 무산됐다.
부산마린앤오일이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다섯 번이나 착공일을 연기하면서도 공사를 시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산항만공사는 2014년 부산마린앤오일과 2011년 맺은 '부산항 신항 선박급유 및 유류중계기지 건립사업 실시협약'을 해지하고 민간투자 사업자 지정을 취소했다.
한진해운은 부산마린앤오일을 2014년부터 사업해지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진퍼시픽과 한진해운경인터미널도 청산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거명된다.
한진해운은 2006년 호주 맥쿼리은행의 인프라 펀드인 엠코프(MKOF)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대만과 일본, 미국 등 해외 6곳에서 전용터미널을 운영하는 한진퍼시픽을 설립했다.
한진해운은 한진퍼시픽을 통해 본격적으로 해외 터미널사업에 진출하려 했다. 하지만 한진퍼시픽의 매출은 2011년 752억 원에서 2014년 532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2013년 184억 원에서 2014년 적자전환해 7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한진해운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진퍼시픽은 현재 총부채가 총자산을 초과하는 사유 등으로 지분법 적용이 중지된 상태다.
한진해운경인터미널은 자본잠식이 심화되고 있다.
한진해운은 2010년 경인아라뱃길 부두 운영사로 선정된 뒤 2011년 7월 한진해운경인터미널을 설립했다. 하지만 경인아라뱃길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한진해운경인터미널의 적자도 누적됐다.
한진해운은 2014년 경인아라뱃길 컨테이너사업에서 철수했다 2015년 3월 다시 사업을 재개했다.
한진해운경인터미널은 2011년부터 최근까지 당기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2014년 마이너스 2억 원 수준이었던 자본잠식 규모는 올해 마이너스 6억 원으로 확대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