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과 삼양식품이 ‘K-라면’ 열풍에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까지 더해지며 미국에서 사업 확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서면서 올해 라면 수출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박준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정태운 삼양식품 각자대표이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라면 수출액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어난 8002만 달러(982억 원)를 보였다.
코로나19로 미국에서 비상식품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면서 1월과 2월 라면 수출액이 20.4% 늘어났다.
농심은 미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라면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만큼 공급량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농심은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 생산공장 가동률을 최대치로 돌리고 있다. 올해 2월 미국에서 짜파게티 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0% 늘어났다.
농심은 이런 상황을 기회삼아 미국 라면시장에서 점유율을 확실히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에서 성장은 회사에서 집중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특히 미국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수상 뒤 짜파게티와 너구리 등 제품의 인기가 많아진 시장으로 영화 속에 등장한 ‘짜파구리'를 중심으로 마케팅에 힘을 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미국 주류시장 소비자들에게 짜파게티와 너구리 라면을 섞어 만드는 짜파구리 조리법을 알리면서 제품에 관한 관심을 계속 높여 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유튜브 영상 등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조리법을 안내하는 홍보물 등에도 힘을 쏟는다.
농심은 앞서 2월 미국 소비자들이 쉽게 짜파구리를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짜파구리 컵용기 제품도 출시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농심은 최근 3년 동안 미국 매출이 한 해 평균 12.3% 증가했으며 올해는 매출 320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에서의 브랜드별 매출비중을 보면 신라면과 사발면 비중이 80%에 이르기 때문에 너구리와 짜파게티의 인지도 확대는 미국 매출 증가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시장환경의 변화가 농심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농심은 미국 라면시장에서 1위 기업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데 사세 확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으로 글로벌시장에서 ‘K-라면’ 선봉장에 서 있는데 올해 미국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삼양식품은 전체 해외 매출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10% 수준이다. 그만큼 미국시장에서 아직 성장여력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미국에서 불닭브랜드로 면 제품뿐 아니라 떡볶이, 소스 등 간편식 제품도 출시하며 제품군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K-푸드 인기 품목으로 떠오른 ‘김’을 불닭브랜드에 접목해 수출전용제품인 ‘불닭맛 김스낵’도 내놨다.
또 미국에서 히스패닉 소비자들을 위한 맞춤형 자체브랜드(PB)제품을 출시해 소비자층을 넓혀가며 주류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바탕을 다지고 있다.
삼양식품의 미국 수출액은 2016년 80억 원, 2017년 155억 원, 2018년 185억 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9년에는 미국 매출이 250억 원으로 늘어났다.
올해도 미국 매출 증가율이 2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며 "미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실제 수요가 증가했고 해외 거래선에서 수출이나 물류에 영향이 생기면 제품 공급이 어려워질 것을 대비해 주문량을 늘리면서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이 40% 넘게 늘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