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F&F 대표이사 사장이 브랜드 라이선스 전문기업으로서 확보한 MLB, 디스커버리 등 브랜드 파워를 무기로 소비심리 악화 속에서도 나홀로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29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42조43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0.2% 줄었지만 F&F는 국내 패션업계에서는 드물게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F&F는 지난해 매출 9103억 원, 영업이익 1507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36.2%, 영업이익은 64.8% 늘었다.
F&F는 미국 메이저리그 브랜드인 MLB와 방송채널 디스커버리의 판권을 보유한 브랜드 라이선스 전문 패션업체로 이전에도 업황 악화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 모습 보였다.
MLB(미국 메이저리그)와 디스커버리 등 브랜드 파워가 굳건하기 때문인데 업황 악화 속에서 더욱 그 힘을 보여주고 있다. MLB와 디스커버리 등 두 브랜드는 F&F의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MLB와 디스커버리 등은 패션과 관련없는 분야지만 김 대표가 이 브랜드에 패션 트렌드를 접목한 전략이 빛나고 있다.
디스커버리는 김 대표가 2012년 8월 미국의 자연탐사 전문 다큐멘터리 채널인 디스커버리의 의류 라이선스 판권을 획득해 내놓은 브랜드다.
2017년부터 롱패딩 열풍이 불면서 폭발적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지난해 2월 MLB 본사와 판권계약을 맺고 확보한 브랜드 MLB가 국내뿐 아니라 중화권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주력 브랜드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F&F는 MLB 브랜드를 지난해 6월 중국 알리바바가 소유한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에 입점한 뒤 두 달여 만에 355만 명의 방문자가 찾았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상하이에 2개 매장을 열었다.
두 브랜드는 최근 10~20대를 겨냥한 캐주얼웨어와 스트리트브랜드로 각각 이미지를 굳히면서 확고한 고객군을 사로잡았다.
2015년 이후 아웃도어업체들이 줄줄이 손을 뗄 정도로 업황이 크게 악화됐지만 F&F가 홀로 빛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여부가 매출 증가세에 걸림돌 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 패션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만난 셈이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1분기 면세 매출 둔화는 피하기 어렵겠지만 올해 MLB 중국 오프라인 진출 예정에 변함이 없고 중국 수요에 변함이 없다는 점에서 본업의 기초체력은 안정적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