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빠질 때라야 누가 발가벗고 수영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은 위기 때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CJENM도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며 체질 개선의 필요성이 드러나고 있다.
23일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를 살펴보면 스튜디오드래곤은 4위, CJENM은 6위에 올라 있다. CJENM은 지분 70% 정도를 보유한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에 시가총액 순위를 내줬다.
CJENM 시가총액은 1년 동안 꾸준히 내리막을 걸었는데 코로나19 영향까지 받으며 1년 전과 비교해 35% 정도로 내려앉았다. 이날 CJENM 시가총액은 1조8300억 원 수준이다.
스튜디오드래곤과 넷마블 지분가치도 인정을 못 받는 셈이다.
CJENM은 넷마블 2대주주이기도 한데 CJENM이 보유한 두 기업 지분가치를 더하면 3조 원이 넘는다.
CJENM은 코로나19로 영화부문과 음악부문이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 가령 ‘기생충’은 오스카까지 받으며 흑백판 개봉을 준비할 정도로 승승장구했으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CJENM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은 코로나19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행태가 변화하는 데 따라 체질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바라보는 것이다.
CJENM은 2019년 미디어부문 매출이 7.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6.4% 줄었다. 각각 1조6784억 원, 709억 원을 냈다.
CJENM은 체면을 다시 세우려 콘텐츠 유통플랫폼을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CJENM은 6월1일 ‘티빙’을 물적분할한다.
JTBC도 분할회사에 출자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기업은 지난해 9월 인터넷 동영상서비스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당초 2020년 초에 출범하려던 일정은 다소 미뤄졌다.
CJENM은 JTBC와 콘텐츠 경쟁력을 토대로 ‘웨이브’ 등과 경쟁하려는 것이다. 티빙은 디지털 콘텐츠를 강화하려는 전략의 초석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콘텐츠기업인 월트디즈니컴퍼니도 최근 소비자직판(Direct-to-Consumer)부문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넷플릭스와 경쟁하려 지난해 11월 출시한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도 여기에 속해 있다.
CJENM으로서는 과거 성공한 ‘분사 카드’를 다시 꺼내드는 셈이기도 하다.
CJENM은 2016년 5월 드라마제작부문을 물적분할해 스튜디오드래곤을 설립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인터넷 동영상서비스가 확장하면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제작편수를 33편으로 지난해보다 5편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넷플릭스 등에 콘텐츠를 판매하는 조건을 개선해 수익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한 달 새 주가가 8% 정도 하락하는 데 그쳐 ‘방어주’로 평가를 받는다.
허민회 CJENM 대표이사는 2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사업 체질 개선을 지속하고 부문별 수익성을 올리는 데 집중하는 이익성장 경영기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