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희 동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신사업인 폐기물 처리사업에서도 모회사 격인 한국토지신탁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이 2016년 법정관리 졸업 이후 성공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었던 데는 주택사업에서 한국토지신탁과 협업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22일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에 따르면 그동안 주택사업에서 시공과 시행을 각각 맡아 호흡을 맞췄던 것과 마찬가지로 폐기물 처리사업에도 두 회사 사이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허 사장은 한국토지신탁의 모회사인 엠케이인베스트먼트의 계열사 엠케이전자 대표이사 출신으로 2018년 말 동부건설의 대표로 낙점됐는데 한국토지신탁과 소통을 강화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
허 사장은 최근 동부건설의 폐기물 소각운영사업부 분할을 결정하고 신설회사 동부이엔앰을 통해 폐기물 처리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건설업과 함께 소각장 운영사업 등을 했지만 사업성격이 달라 나타났던 한계를 독립법인 설립으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허 사장은 우선 소각장 운영사업으로 시작해 추후 폐기물 처리 과정 전반의 시스템 구축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목표했던 매출 1조 원을 넘어서는 등 실적과 재무구조를 어느 정도 안정화하면서 중장기 성장을 위한 신사업 개척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통해 건설업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신사업으로 폐기물 처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한국토지신탁도 마찬가지다. 한국토지신탁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차입형 토지신탁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 최근 사업부를 개편하고 폐기물 처리를 포함해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동부건설이 부산감만1구역, 당진수청1지구 등 한국토지신탁의 개발신탁사업에 참여해 주택사업 시너지를 누렸는데 신사업인 폐기물 처리업에서도 힘을 모을 수 있게 된 셈이다.
동부건설은 2019년 3월 국내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1위인 WIK-용신환경개발 인수펀드에 투자하며 폐기물 처리업 내부에서도 영역을 넓혔는데 한국토지신탁도 펀드에 100억 원을 출자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폐기물 처리업에서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만큼 가능성 있는 사업에 함께 투자하거나 시행과 시공을 분담하는 등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폐기물 소각로 시공 및 운영에서 쌓은 경력과 노하우로 폐기물 사업 강화 과정에서 한국토지신탁과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사장은 2016년 동부건설이 사모펀드 키스톤에코프라임에 인수된 뒤 동부건설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한국토지신탁이 키스톤에코프라임의 주요 투자자다.
동부건설은 매출이 2017년 7014억 원에서 2019년 1조1600억 원으로 3년 연속 증가하는 등 실적과 재무구조를 개선에 성공했다,.
허 사장은 이런 공을 인정받아 올해 3월 임기를 1년 더 연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