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는 매도세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3월 코스피시장에서 4일 하루를 빼고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도세 장기화 조짐, 금융위기 때 33일 매도행렬 기록 깰까

▲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3월 코스피시장에서 4일 하루를 빼고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가 이날 7% 이상 급등했음에도 외국인투자자는 585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5일부터 12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12거래일 동안 외국인투자자가 순매도한 규모는 약 9조1288억 원이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규모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3% 가량이다.

5일부터 20일까지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4조574억 원, SK하이닉스 주식을 8216억 원가량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의 매도공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는 주식시장에서 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하면서 현금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당장의 가치보다는 최우선 순위가 현금화”라며 “안전자산의 최종 종착지는 달러화이고 우리 시장 패닉의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퀀트펀드(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매매하는 펀드)들이 환매의 주체로 지목되고 있는데 실제로 위험균형(Risk Parity) 전략 가운데 간단한 볼륨 캡(Vol Cap)은 투자대상 자산의 변동성이 커지면 포지션을 줄여서 손실 가능금액을 제한하는 구조”라며 “주가 급락 이유가 환매라면 지수의 바닥을 가늠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외국인투자자는 33거래일 연속으로 매도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2008년 6월9일부터 7월23일까지 33거래일 동안 8조9834억 원에 규모의 주식을 팔았다.

박승영 연구원은 “가격이 떨어지면 더 팔아야 해서 순매도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매도 강도도 강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원화 약세에 따른 환손실을 우려했을 수 있다.

원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외국인투자자들은 더욱 신중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9.2원 내린 124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은 1150원 대였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통해 원/달러 환율은 최근 급등분만큼 되돌아가는 과정이 일부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원화 강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달러 강세가 제한되고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가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8.51포인트(7.44%) 오른 1566.15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585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3061억 원, 개인투자자는 2009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