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해 부실사태를 방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7일 산업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 책임자들이 대우조선해양의 주요 안건을 다루는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제대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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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 |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책임자인 기업금융4실장을 이사회 비상무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해 왔다. 대우조선해양 임원진을 간접적으로 견제하고 경영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2012년~2015년 7월 동안 열린 대우조선해양 이사회 회의 43회 가운데 28회(65.1%)만 참석했다.
산업은행은 이 기간에 개회한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 30회 중에서도 19회(63.3%)만 참여했다.
산업은행은 회사의 주요 경영지표인 재무제표와 영업보고서 승인 안건을 심사했던 2014년과 2015년 이사회 회의에 불참했다.
산업은행은 기말감사 결과보고와 감사보고서 확정 안건을 보고했던 2013년과 2014년 감사위원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두 안건은 감사위원회가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들이다.
이운룡 의원은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어려운 상황을 알고 있었는데도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분기부터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사업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됐는데도 부실 가능성을 제때 인지하지 못했다.
이 의원은 “증권사들은 최근 1년반 동안 대우조선해양 목표주가를 계속 내리면서 해양플랜트 사업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며 “산업은행은 증권사의 분석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시장의 경고음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대규모 부실이 보고되기 전인 올해 2분기에 대우조선해양 평균 목표주가를 2만350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1분기 평균 목표주가 4만2112원보다 51.68%나 떨어졌다.
이 의원은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경영진 견제 등 최소한의 통제 목적으로 산업은행 출신 임원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경영진과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했으며 대규모 회계 부실 사실도 파악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의 모든 안건을 사전 검토하고 동의 여부에 대해 내부결제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산업은행은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주가 하향에 대해서도 “대우조선해양의 2013년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었던 점을 증권사들이 감안한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