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0-03-17 12: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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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기존보다 더 많은 화소를 탑재한 이미지센서를 개발하며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한다.
다만 많은 화소가 곧 뛰어난 화질로 연결되지는 않는 만큼 삼성전자는 화질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17일 IT매체 샘모바일 등 외국언론을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1억5천만 화소 수준의 이미지센서를 개발해 2020년 4분기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에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차세대 이미지센서의 화소는 실제로는 1억5천만 개로 딱 떨어지지 않고 1억4400만 개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2019년 말 국제반도체소자학회(IEDM)에서 14나노급 1억4400만 화소 이미지센서 기술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0울트라’에 탑재한 1억800만 화소 제품과 비교해 훨씬 성능이 향상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이미지센서의 작동 원리를 고려하면 화소 수가 많아진다고 해서 무조건 성능이 개선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미지센서는 빛을 받아 이미지 정보로 변환하는 시스템반도체다. 이미지센서를 통해 고화질 화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한 면적 안에 있는 화소 수를 더 늘리는 일이 필요하다.
그러나 같은 면적에 화소가 증가할수록, 즉 화소 사이 거리(도트피치)가 줄수록 화소마다 받을 수 있는 빛이 감소해 화질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한 화소로 들어간 빛이 다른 화소로 새어나가는 간섭현상도 심해진다.
결국 고화소 이미지센서가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도트피치를 줄이면서도 높은 화질을 표현하는 모순을 극복해야 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준의 도트피치를 구현해 고화소 이미지센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통해 0.7㎛(마이크로미터) 도트피치를 구현했는데 이는 이전까지 업계에서 한계로 여겨졌던 0.8㎛ 도트피치를 뛰어넘은 것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새로 개발하는 1억4400만 화소 이미지센서는 0.7㎛ 도트피치에서 또 한 걸음 더 나아갔을까? 아쉽게도 지금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1억4400만 화소 이미지센서의 크기는 1인치로 알려졌다. 1억800만 화소 제품 크기는 0.75인치 수준이다. 두 제품의 크기와 화소를 단순 비교해보면 1억4400만 화소 이미지센서는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와 면적당 화소 수가 같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의 다음 이미지센서가 단순히 면적을 키워 화소 수를 늘리는 데 그친다면 이전 제품보다 더 뛰어난 화질을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의 화소 수와 상관없이 화질을 더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브라이트HM1’에 ‘노나셀’ 기술을 적용했다. 노나셀은 인접 화소 9개를 하나의 큰 화소처럼 사용해 더 많은 빛을 받음으로써 어두울 때는 밝은 이미지를, 밝을 때는 더욱 세밀한 이미지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샘모바일에 따르면 1억4400만 화소 이미지센서에도 노나셀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나셀 기술의 발전 정도에 따라 더 나은 화질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새로운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도 삼성전자 이미지센서의 화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AP는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를 말한다. 이미지센서가 보낸 이미지 정보를 실제 화상으로 처리한다.
▲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아이소셀브라이트HM1'. <삼성전자>
IT매체 WCCF테크는 “삼성전자 이미지센서가 퀄컴의 다음 AP ‘스냅드래곤875(가칭)’와 함께하면 특히 8K(7680×4320) 동영상 촬영에 관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를 보조하기 위한 자체 AP ‘엑시노스1000(가칭)’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다음 이미지센서에서 뚜렷한 화질 개선을 이뤄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기술력을 보면 기존 이미지센서 강자인 소니를 이미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아직 0.8㎛ 도트피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가 소니를 대신해 글로벌 모바일기업들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공급사로 떠오를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특히 샤오미와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미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삼성전자보다 먼저 스마트폰 ‘미CC9프로’에 적용해 지난해 공개했다. 최근에는 역시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탑재한 ‘미10’ 시리즈를 출시하기도 했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9일 중국 SNS 웨이보를 통해 삼성전자로부터 선물받은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웨이퍼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이미지센서 연대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