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인하는 지금이 적기, 집값 상승세 지속 어려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를 인하할 적기라는 태도를 보였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인 2.1%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총재는 16일 오후 6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후 4시30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위축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졌다”며 “금통위는 추경 편성 등 재정정책의 확장적 운용과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하 등을 고려할 때 지금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월 금리를 인하했다면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했을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실기론도 일축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앞서 2월27일 전망한 2.1%보다 낮아질 것으로 봤다. 다만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통화정책 여력을 놓고는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실효하한은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의 변화, 주요국의 정책금리 변화에 따라 가변적”이라며 “한국은행으로선 여러 가지 경제여건 변화에 대해 모든 수단을 망라해서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대답했다.

주요국의 정책공조에도 주식 등 금융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와 관련해 이 총재는 “각국의 통화정책만으로는 근본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각국의 공조는 불안심리를 완화하는 데는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총재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검토 여부와 필요성을 놓고는 지금 언급하기는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미 통화스와프가 시장 안정에 큰 기여를 했고 특히 미국과 통화스와프는 상당히 훌륭한 안정장치라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인하로 환율 상승압력이 더 커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총재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를 감안하면 자본유출 우려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와 관련해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택 가격은 금리요인 외에도 다른 요인도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