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주 한솔케미칼 사장의 인수합병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락이 성과를 낼까?
한솔케미칼은 올해 전방산업인 반도체시장이 성장하면서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는데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통해 실적 개선 의지를 다지고 있다.
16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해보면 1분기 한솔케미칼은 코로나19의 확산 속에서도 반도체소재 출하량이 줄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부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한솔케미칼의 주력제품인 반도체용 과산화수소도 판매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한솔케미칼은 반도체용 과산화수소를 계획대로 출하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솔케미칼이 퀀텀닷(QD)소재와 반도체용 전구체(프리커서) 출하량을 직전 분기보다 오히려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업황 개선세가 코로나19 우려를 불식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는 2020년 한솔케미칼이 영업이익 1400억 원가량을 내 영업이익률 20% 수준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2017년 영업이익 792억 원과 영업이익률 15.2%에서 사업체질 강화의 성과가 더 확대된다는 것이다.
이런 전망에는 조 사장이 인수합병을 통해 새 동력을 추가한 점도 작용하고 있다.
2월 한솔케미칼은 반도체소재 생산회사 하나머티리얼즈의 특수가스부문 사업을 143억 원에 양수하고 자회사 솔머티리얼즈를 설립했다. 조 사장이 사업양수도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솔머티리얼즈는 브롬화수소(HBr)나 사불화탄소(CF4) 등 정제가스뿐만 아니라 H2믹스, 디실란(Si2H6)믹스 등 혼합가스까지 모두 10종 이상의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생산한다.
국내 반도체용 특수가스시장은 SK머티리얼즈가 40%가량으로 점유율 1위에 올라 있으며 원익머트리얼즈와 후성이 뒤를 따르는 과점체제가 형성돼 있다.
조 사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솔케미칼의 기존 과산화수소 공급망을 활용해 반도체용 특수가스시장 진입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솔케미칼 관계자는 “반도체용 특수가스의 해외 품질인증을 획득해 기존 공급망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신규 거래처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한솔케미칼은 실적 개선을 더욱 독려하는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25일 열리는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원환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한 임원 9명에 보통주 14만5천 주의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안건을 승인받는다.
한솔케미칼은 조 사장이 마련한 새 성장동력에 주식매수청구권으로 날개를 달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재업계에서는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한솔케미칼의 주식매수선택권 부여가 실제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바라본다. 한솔케미칼은 2016년 실적을 기준으로 임원 7명에 보통주 4만 주의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했었다.
아직 권리를 행사한 임원이 없어 4만 주가 그대로 남아 있으나 당시 한솔케미칼은 영업이익 821억 원을 내 2015년보다 67.6%가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주식매수선택권은 경영진의 노력을 독려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데 한솔케미칼의 주식매수선택권은 상당한 동기부여 효과를 보였던 셈이다.
한솔케미칼의 자회사 테이팩스도 올해 임원 및 직원 11명에 8만6천 주의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안건을 23일 주총에서 논의한다.
테이팩스는 조 사장이 2016년 인수를 지휘한 반도체용 점착제(바인더) 및 테이프 제조사다. 2017년 영업이익 120억 원을 낸 뒤 2018년 75억 원, 지난해 83억 원을 각각 거두는 등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테이팩스의 점착제와 테이프는 배터리용으로 활용이 가능해 올해 전기차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전기차배터리소재 가운데 하나다.
테이팩스도 주식매수선택권을 통해 실적 개선 전망을 현실화하는 데 힘을 실으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솔케미칼은 최대주주인 조동혁 한솔그룹 명예회장(지분율 14.47%)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전문경영인체제다.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박원환 사장은 2011년부터 10년째 한솔케미칼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조 회장의 맏딸
조연주 사장은 2015년 사내이사에 올라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조 사장은 2014년 OCI의 수처리 자회사인 OCISNF 지분 50% 인수, 2016년 테이팩스 인수, 2019년 하나머티리얼즈 특수가스사업 양수 등을 직접 이끌며 인수합병에서 능력을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