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공세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권오갑 사장은 지난해에도 파업을 겪은 뒤 해를 넘어 겨우 노조와 임금협상을 타결했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권오갑 시름, 현대중공업노조 파업강도 높여 회사 압박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지난해에는 노사가 임금인상 폭을 놓고 갈등을 겪었지만 올해는 권 사장이 임금동결 카드를 꺼내면서 노조와 간극이 너무 넓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4일 2차 부분파업을 강행했다. 노조가 8월26일 3시간에 걸쳐 부분파업과 파업출정식을 실시한지 9일 만이다.

노조는 9일 조선업종노조연대 공동파업에도 동참한다. 노조는 공동파업 이후에도 10~16일 사업부별로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노조는 이어 17일 7시간에 걸쳐 4차 부분파업도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노조가 이처럼 멈추지 않고 파업 공세를 펼치는 것은 추석 전에 회사와 협상을 타결해내기 위한 압박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노사가 추석 전에 타협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임금협상에서 노사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노조는 회사의 부실경영을 노동자에게 전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회사는 조선경기 불황과 회사의 적자를 이유로 임금인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임금동결이란 처음의 주장을 고집하는 한 추석 전에 협상을 마무리 지을 생각은 전혀 없다"며 "회사가 기본급 인상안을 수락하지 않는다면 계획하고 있는 파업은 모두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도 이번에는 임금협상에서 물러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적자의 위기를 벗어난 뒤 노조의 요구를 놓고 협상할 의향은 있지만 현재로서 임금동결이란 기존 입장을 철회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관계자는 “현 위기 상황에 대해 진솔하게 호소하고 노사가 함께 위기를 타개해나가자는 설득을 계속해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70여 차례에 걸친 교섭을 벌였고 해를 넘겨 올해 초 협상을 타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