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월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폭에 시장의 시선이 몰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1%포인트 전격적으로 인하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늦어도 17일 안에는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이르면 16일 임시 금통위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임시회의를 놓고 논의했다.
금리 인하가 어느 정도 기정사실이 되면서 시장은 금리 인하폭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연준은 15일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했다. 17일부터 이틀 동안 열릴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이에 앞서 3일에도 연준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
두 번 모두 기존의 0.25%포인트 인하에서 벗어난 이른바 ‘빅 컷’이다.
연준의 행보가 예상보다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이뤄지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0.75%로 떨어져 단번에 0%대 기준금리가 된다.
증권가도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아시아 금융시장 개장 전에 이런 조치를 전격 발표한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과 글로벌 중앙은행의 공조를 위한 것이라고 판단된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 외국인뿐만 아니라 시장에 전반적으로 실망감을 주고 매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0.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0.00~0.25%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점에서 한국은행도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기본 시나리오로 0.25%포인트 인하와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 유지를 생각하고 있지만 예상 밖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선진국과 달리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낮추면 자본유출 우려가 있는 데다 추가 정책여력을 남겨둬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일단 0.25%포인트를 인하하며 신중한 자세를 보일 수도 있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일관되게 신중론을 펼쳐왔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유동성 함정’에 빠질 우려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한국은행법에 따르면 의장이나 2명 이상 금통위 위원의 요구에 따라 임시회의를 열 수 있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던 2008년 10월과 2001년 ‘9.11 테러’ 직후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낮췄다. 2008년에는 사상 최대폭인 0.75%포인트, 2001년에는 0.50%포인트의 금리를 낮췄다. 두 번 모두 빅 컷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