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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역사인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 대표가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한 발언이 발단으로 작용했다.
김 대표는 “우리 현대사를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굴욕의 역사’라고 억지를 부리는 주장은 이 땅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편향된 역사관에 따른 교육으로 혼란을 겪지 않도록 철저하게 사실에 입각하고 중립적인 시각을 갖춘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을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김 대표의 발언은 현재 우리의 역사관을 ‘자학의 역사관’ ‘부정의 역사관’으로 규정하고 미래지향적이고 ‘긍정적인 역사관’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김 대표의 발언은 특히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두 전직 대통령이 각각 건국 대통령, 산업화 대통령으로 공적이 큰데도 역사 교과서에 친일청산에 부정적인 대통령, 민주화 세력을 탄압한 대통령으로 기록돼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수차례 두 전직 대통령을 치켜세우며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일각에서 김 대표의 역사관이 일본 아베정권의 역사관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베정권은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규탄에도 불구하고 역사 교과서 편찬 과정에서 과거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이를 미화하려는 극우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다.
한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는 “김 대표의 발언은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인정하고 이를 통해 미래 세대에게는 똑같은 아픔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을 부정하는 말로 들린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부정의 역사관은 절대 피해야 한다’는 김 대표의 시각 자체도 잘못됐다.역사를 배우는 목적은 과거의 영광을 기억하는 것 못지않게 그 실패와 폐단을 성찰하는 데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역사 교육에 대한 김 대표의 발언은 정말 일본 극우파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도 “정부여당이 우리 미래 세대에 긍정적 시각을 주어야 한다는 명분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며 “어떻게 친일과 독재, 인권유린, 우리 민족이 당한 수탈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며 어떻게 숨기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광복 70년이지만 진정한 광복은 오지 않은 것 같다”며 “일본의 역사왜곡을 비판하는 동일한 시각으로 이 문제를 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