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일 ‘2020년 주식시장 전망 수정보고서’에서 “예상치 않았지만 한시적 악재에 그칠 것으로 보았던 코로나19가 중국과 한국 등 제한된 지역경제의 충격을 넘어 글로벌경제에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 교보증권 로고.
교보증권은 2020년 코스피 예상 평균지수를 1940포인트, 예상 범위는 1750~2200포인트로 수정했다.
김 센터장은 대외 교역환경의 영향을 받는 한국경제는 금융 불안, 저물가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고 주식시장에 관한 평가절하(Devaluation)를 반영해 전망치를 수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교보증권은 2020년 코스피 예상 평균지수를 2200포인트, 예상 범위는 2천~2400포인트로 제시했다.
김 센터장은 “가계의 소득과 고용 등 미래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충격으로 변질되며 글로벌 주식시장의 패닉을 이끈 구조적 침체 요인으로 전환됐다”며 “글로벌 주식시장의 동반 급락, 국제유가 하락과 교역활동 후퇴 등 거시경제(매크로) 환경 변화는 2020년 주식시장에 관한 기존 전망을 고집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현금 비중을 늘려 미래 투자능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한국경제가 그동안 보여 왔던 침체 충격의 해결능력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지만 안정된 투자환경에 위치하기 전까지 현금 비중을 높여 최적의 투자조건을 구축하는 것도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어려운 투자환경에 굴복한다는 의미보다 미래의 가용 투자능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현금 비중을 늘리는 선택이 필요한 때”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 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크게 떨어지는 상황을 걱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코스피가 순간적으로 2천 포인트를 밑돌아 1900포인트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공포를 느끼고 있지만 아직 연간수익률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8%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을 고려하면 IT버블, 금융위기 때처럼 마이너스 40%에 가까운 추락을 걱정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 수급환경의 취약성, 연기금을 제외한 매수 주체의 부재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하락 추세가 확대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