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자 출신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과 신문기자 출신 미래통합당 강승규 전 의원이 서울 마포구갑에서 3번째로 맞붙는다.
노 후보는 지역 토박이란 점을 내세워 4선 도전을, 강 후보는 지난 총선 패배를 만회하고 재선을 노린다. 그동안 1승1패를 보였는데 3번째 승부에서 최종 승자가 가려진다.
▲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강승규 전 한나라당 의원. |
10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노 의원이 현역으로서 강점과 지역에서 높은 인지도를 앞세우고 있다.
노 의원은 5선 의원과 국회 부의장, 재선 마포구청장을 지낸 노승환씨의 아들이다.
아버지 대부터 마포에서 정치를 해온 '토박이'로 부자가 합쳐서 40년 가까이 마포에서 국회의원과 구청장 등을 지내 강력한 지역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마포구갑 지역 유권자 정치성향의 변화가 일부 감지되고 있어 강 전 의원의 거센 공세도 만만치 않다.
노 전 의원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지역구인 마포구에서 거주해 '토박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마포의 공덕초등학교를 졸업했고 현재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다.
17, 19,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3선 의원으로 모두 마포구갑에서 당선됐다.
노 의원은 MBC 기자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대변인을 지내다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처음 출마해 당선됐다.
이에 맞서는 강 전 의원은 한국일보, 경향신문 기자로 근무하다가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 밑에서 서울특별시청 공보관, 홍보기획관 등으로 일하면서 정치경력을 쌓았다.
마포구갑 18대 총선에서 노 의원을 꺾고 국회의원을 지냈다. 당시 선거에서 강 전 의원은 ‘마포MB’를 자처하며 유권자들에게 친이계임을 적극적으로 내세웠다.
강 전 의원은 19대와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했고 20대에서는 공천배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20대 선거에서 노 의원은 51.92%의 득표율로 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 33.2%를 얻은 안대희 전 대법관을 앞질렀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 전 의원은 4.26%의 득표율을 보였다.
노 전 의원이 마포구갑 지역기반을 놓고 보면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판세를 낙관하기만은 어려울 수 있다.
최근 마포구갑 유권자의 성향이 보수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현동, 공덕동 등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의 가격 상승 등이 지역 보수화의 요인으로 꼽힌다.
강 전 의원은 노 의원을 겨냥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서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강 전 의원은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노 의원이 본인의 치적이라고 주장하는 경의선 숲길 조성은 내가 18대 의원이었을 때 추진한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5일에는 “노 의원과 경선에서 맞붙었던 이로문 예비후보가 노웅래 부자의 ‘40년 세습정치’를 비판했다가 컷오프를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 전 의원은 SNS 등을 통해 '강 반장'이라는 별명을 내세우고 있는데 노 의원의 별명인 '토박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강 전 의원은 그의 별명을 두고 “18대 국회의원 시절 낮은 곳에서 소통하는 모습에 지역주민이 지어준 것”이라며 지역 유권자와 친밀함을 강조하고 있다.
노 의원 측은 강 전 의원의 공세에 일일히 대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노 의원 측 관계자는 10일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열세에 몰린 쪽이 상대를 헐뜯기 마련이다"라며 "흔들리지 않고 선거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경의선 숲길이 본인이 업적이라는 것은 사실관계에 어긋나기 때문에 이 내용은 조만간 바로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