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0일 “원유시장이 경쟁의 시대로 접어들어 저유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정유주의 투자매력은 크지 않으며 화학주는 과잉재고가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원유 감산 기조를 끝내고 증산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내놓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4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기존 하루 970만 배럴에서 1100만 배럴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공시 판매가격(OSP)을 배럴당 6달러 낮췄다.
강 연구원은 “러시아와 미국도 원유 증산을 시작해 원유시장이 무한경쟁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며 “원유 생산자들의 이와 같은 움직임이 유가의 하향 안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유사들은 유가 급락으로 단기적으로는 재고 평가손실 부담을 떠안는다.
중장기적으로는 공시 판매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경쟁력 확보가 긍정적이나 재무구조가 악화한 상황에서 에너지 전환에 대비한 투자 부담이 남아 있다.
강 연구원은 “만약 업황이 호전돼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된다고 해도 배당보다는 차입금 상환에 더욱 무게를 둘 수 있다는 점에서 정유업종의 투자매력은 크지 않다”고 봤다.
화학사들은 유가 하락이 일반적으로는 긍정적이다. 화학제품의 원재료 나프타를 낮은 가격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탓에 화학의 전방산업뿐만 아니라 화학사들까지 화학제품의 재고를 축적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강 연구원은 “범용 화학제품의 재고가 과도하게 축적돼 있는 반면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이나 폴리염화비닐(PVC) 등 다운스트림제품의 공급과잉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이 제품들을 생산하는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이 톱픽”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