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고용보험기금 대규모 손실사태의 영향으로 외부위탁운용(OCIO)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들까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고용보험기금 대규모 손실과 관련한 감사원의 감사를 받기도 한 만큼 3월 예정된 고용노동부의 평가에서 운용사 지위를 유지하지 못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금은 위험성이 적은 투자처를 위주로 최대한 안전한 자산운용을 하는 편”이라며 “위험도가 높은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한 것은 놓고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1월6일부터 30일까지 고용노동부 외부위탁운용을 맡은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고용보험기금을 독일 국채금리와 연계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해 대규모 손실사태를 빚은 것을 놓고 책임소재를 조사하기 위함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8년 7월 독일 국채금리와 연계된 만기 1년의 파생결합증권(DLS)에 고용보험기금 584억 원을 투자해 손실 476억 원을 냈다.
2015년 7월부터 고용노동부 외부위탁운용을 맡아온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 3월 주간운용사로 재선정됐다.
고용보험기금의 파생결합증권(DLS)투자 손실이 확정되기 전까진 자산운용사에 편중됐던 국내 외부위탁운용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는 듯 보였다.
고용보험기금 대규모 손실사태를 놓고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에 투자해 손실을 내긴 했지만 전체 고용보험기금 운용 수익률은 7% 이상으로 운용을 잘 했다”고 말했다.
10조 원에 이르는 기금 가운데 손실은 500억 원에 미치지 않을 뿐더러 전체적으로는 수익을 내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고용안정과 직업능력 개발사업, 실업급여 등 고용보험사업의 재원 충당을 위해 운용되는 고용보험기금을 투자 위험도가 높은 상품에 투자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거세다.
2019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고용보험기금 운용을 놓고 고용노동부가 한국투자증권과 체결한 계약에는 자산운용을 할 때 안정성을 제고한다고 돼 있다”며 “실업급여를 위한 돈을 고위험 상품에 투자한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외부위탁 운용관리사의 지난해 자산운용 성과를 바탕으로 위탁운용사 지위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 2020년 평가는 3월에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감사원에 따르면 조사내용 검토와 감사위원회 등 결론을 내리기까지 거쳐야 할 절차가 남아있어 감사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3월로 예정된 고용노동부 평가에서 한국투자증권이 고용보험기금 주간운용사 자격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고용보험기금 운용사 자격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면 외부위탁운용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드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3월 고용보험기금 전담 외부운용기관 선정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쟁이 치열했었던 만큼 고용노동부의 평가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용보험기금처럼 대규모 공적자금의 외부위탁운용회사로 선정되는 것은 트랙 레코드로 의미가 있다”며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면 외부위탁운용시장은 1천조 원 이상 규모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