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노사갈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두 회사는 국내 타이어업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타이어업황이 가뜩이나 좋지 않아 실적도 부진한 상황에서 노사갈등으로 주름살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
|
|
▲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
31일 한국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기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폐지하고 원점부터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노조 집행부는 전원 사퇴를 철회하고 다시 복귀해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박병국 한국타이어 노조위원장은 31일 성명서를 통해 “집행부 사퇴의지 표명은 잠정합의안 백지화를 위해 회사를 압박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회사가 잠정합의안 백지화를 받아들여 집행부와 대의원들은 사퇴표명 철회와 동시에 복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창사 이래 최초의 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노조가 임단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노조의 요구를 더욱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한국타이어 노조는 21~2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86.3%의 찬성으로 전면파업을 결정했다.
그뒤 회사와 노조가 26일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지만 노조 조합원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노조 집행부는 27일 “현장 여론을 직시하지 못한 점에 깊이 사죄한다”며 전원 사퇴하고 임단협 찬반투표를 전면 취소했다.
금호타이어는 더욱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금호타이어는 15일째 전면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11일부터 나흘 동안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17일부터 전면파업을 하고 있다.
전면파업이 16일째로 접어들 경우 2000년 이후 최장기간이라는 새 기록을 쓰게 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9년 16일 동안 전면파업을 벌인 적이 있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노조와 회사 모두 손실을 보고 있다. 회사는 파업으로 660억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도 회사의 ‘무노동 무임금’ 정책에 따라 일인당 평균 200만 원 정도 임금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25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했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이번주에 중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중재에 들어가면 그날부터 15일 동안 쟁의행위를 할 수 없고 이를 어기면 불법파업이 된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노조는 26일 “중재에 회부되면 법적으로 파업을 중단해야 하지만 파업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회사가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몰기 위해 중재신청을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