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놓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경쟁사 SK텔레콤이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KT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뛰어들겠다고 밝히고 설립을 준비했지만 컨소시엄 구성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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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
KT는 조만간 교보생명과 우리은행 등이 참여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컨소시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26일 인터파크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컨소시엄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의 결합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계기”라며 “기존 고객들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통신가입자 2800만 명의 고객 이용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고객정보를 인터넷전문은행 운영에 필요한 빅데이터로 이용할 계획을 내놓았다.
KT도 SK텔레콤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참여에 따라 컨소시엄 구성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KT는 7월 말 이동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참여의사를 공식화했다. KT는 그 뒤 교보생명, 우리은행, G마켓 등과 컨소시엄 구성을 협의하고 있다.
KT는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활용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자회사인 BC카드가 2600만 명의 가입자와 300만 곳의 가맹점을 보유한 것도 큰 도움이 된다.
KT와 SK텔레콤은 본업인 이동통신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참여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전체 가입자 수는 5800만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국민 수인 5천만 명보다 많다. 이들에게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면 기존 고객을 붙잡고 새로운 사업분야도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이다.
KT와 SK텔레콤이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사업을 이전부터 진행했던 것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참여에 ‘플러스 요소’로 꼽힌다.
SK텔레콤은 모바일 결제시스템 ‘모네타’ 등 금융사업에 뛰어든 전력이 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플래닛은 온라인쇼핑몰 ‘11번가’와 모바일 전자지갑 ‘시럽’ 등을 운영하고 있다.
KT는 BC카드와 협력해 모바일결제와 전자지갑서비스 등 핀테크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KT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준비하면서 전경혜 전 BC카드 영업부문장 전무를 영입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간편결제사업을 강화하는 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다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계속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