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보급형 5G스마트폰 가격을 어떻게 매길지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 확대되는 5G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보급형 제품을 준비하고 있지만 중국 스마트폰기업들도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삼성전자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전자 최신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51’ 및 ‘갤럭시A71’의 5G모델 출고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갤럭시A51과 갤럭시A71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L자’ 형 쿼드카메라(카메라 4개)가 적용된 제품이다. 갤럭시A51은 4800만 화소 카메라를, 갤럭시A71은 64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다.
D램 사양을 보면 갤럭시A51는 4~8GB를, 갤럭시A71는 6~8GB를 지원한다. 내부 저장공간은 두 제품 모두 기본적으로 128GB를 지원한다.
갤럭시A51 출고가는 350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갤럭시A71 출고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450달러 안팎의 가격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갤럭시A51과 갤럭시A71의 5G모델을 필두로 삼성전자 최초의 40만 원대 5G스마트폰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는 보급형 라인업으로 구성된 갤럭시A 시리즈 가운데 처음으로 5G를 지원한 ‘갤럭시A90’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 불과한 가격이다.
문제는 중국 스마트폰기업들이 갤럭시A 시리즈 못지않은 성능을 갖췄으면서도 저렴한 보급형 5G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샤오미는 최근 ‘홍미K30 5G’를 공개했다. 갤럭시A71과 같이 6400만 화소 카메라를 포함한 쿼드카메라가 적용됐으며 사양에 따라 최저 34만 원 수준의 가격이 매겨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포의 브랜드 리얼미는 40만 원대 제품인 ‘리얼미X50 5G’를 내놨다. 이 제품 역시 6400만 화소 사양의 쿼드카메라를 탑재했다. D램 용량은 12GB, 저장공간 용량은 6~12GB에 이른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주요 경쟁자인 화웨이는 연말까지 150달러 대 5G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당장 구체적 모델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초저가 공세'를 예고한 것이다.
물론 삼성전자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이 비슷한 성능에서 다소 가격 차이가 나더라도 중국 기업보다 삼성전자 제품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화웨이가 삼성전자 5G스마트폰의 반값도 안되는 제품을 출시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삼성전자는 5G스마트폰을 앞세워 중국시장에서 입지 회복을 노려왔는데 그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그런 점에서 삼성전자가 보급형 5G스마트폰을 앞세워 글로벌 5G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만큼 중국기업들과 승부를 보기 위해 수익성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5G스마트폰시장의 선점을 위해 글로벌 판매를 서두르고 있다.
IT매체 샘모바일에 따르면 갤럭시A71 5G모델은 당초 예정됐던 한국, 중국, 미국 이외에 다른 국가에도 출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A51 5G모델도 현재는 국내 출시만 예정됐지만 다른 국가로 판매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샘모바일은 “갤럭시A90 5G모델이 유럽, 호주 등 여러 국가에 출시됐다”며 “갤럭시A71 5G모델에 관해서도 비슷한 정책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5G스마트폰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5G스마트폰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43%를 보였다. 같은 기간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기업들의 점유율을 모두 더한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보급형 5G스마트폰 경쟁이 시장 점유율 향방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의 5G 확산에 힘입어 저렴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며 “올해가 삼성전자에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