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0-02-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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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올해 출시한 에어컨 신제품에 자동으로 필터를 청소하는 로봇을 탑재했다.
가전제품의 성능뿐만 아니라 ‘관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경쟁이 치열한 국내 에어컨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 LG전자는 뒷면에 필터 클린봇이 탑재된 2020년형 휘센 에어컨을 선보였다. < LG전자 >
9일 LG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LG전자가 올해 선보인 에어컨 신제품은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결과물이다.
갈수록 무더워지는 여름에 에어컨은 더 이상 집안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가전제품이 되었지만 관리가 쉽지 않은 가전으로 꼽힌다.
실제 가전제품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에어컨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면 에어컨 관리와 관련한 문의가 가장 많다.
한 소비자가 남긴 “에어컨을 분해해 필터 청소도 하고 할 수 있는 건 다 했는데도 냄새가 난다”는 글에는 에어컨 청소방법과 관련한 조언이 담긴 댓글들이 여러 건 달렸다.
에어컨 관리가 어려운 소비자들을 위해 따로 에어컨 청소서비스만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업체가 있을 정도다.
LG전자는 에어컨 관리를 어려워하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2020년형 에어컨 신제품에 에어컨 필터를 자동으로 청소해주는 미니 청소로봇인 '필터 클린봇'을 탑재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제품 모델인 1천만 원대의 LG시그니처 에어컨을 대상으로 적용됐던 기능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올해는 2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휘센 에어컨까지 적용범위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스탠드 에어컨은 공기가 처음에 들어가는 필터에 한 달쯤 지나면 먼지가 가득 쌓여 이를 털고 씻어서 말려줘야 한다”며 “이러한 점을 많은 소비자들이 귀찮게 여긴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해 시그니처 에어컨 청소로봇을 탑재했는데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필터 클린봇은 일주일에 한번씩 에어컨의 극세필터를 자동으로 청소해 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따로 필터를 청소할 필요가 없다. 6개월에 한번 정도 먼지통만 비워주면 된다.
LG전자는 에어컨 필터는 씻어도 잘 깨끗해지지 않기 때문에 새 것으로 교체해야했지만 필터 클린봇이 계속 청소를 해주면 거의 초기상태에 가깝게 필터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터 클린봇은 LG전자의 로봇청소기인 R9과 똑같은 구조로 만들어져 흡입력도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송풍팬에 곰팡이나 세균을 염려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자동으로 자외선(UV) LED 살균을 통해 송풍팬을 관리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자외선 살균을 통해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표피포도상구균 등 유해세균이 99.9% 살균해주는 효과를 국내외 연구기관으로부터 검증받았다고 한다.
현재 LG전자와 국내 에어컨시장에서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도 2020년형 에어컨 신제품을 공개하며 편리한 관리를 장점으로 내세웠다.
다만 LG전자는 ‘자동’을 내세웠다면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수동’으로 청소할 수 있도록 에어컨 전면의 패널을 직접 분리할 수 있게 설계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마다 국내 에어컨시장 점유율을 두고 서로 1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2020년형 에어컨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무풍에어컨으로 국내 에어컨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고 LG전자는 하루 뒤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 베스트샵뿐만 아니라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여러 판매채널을 통해 팔리는 LG휘센 에어컨의 판매량이 더 많다고 밝히며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LG전자가 편리한 자동청소 기능을 내세웠지만 LG전자의 자동청소 기능을 두고 일부 소비자들의 불신은 해결해야할 과제다.
이감규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2020년형 에어컨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건조기와는 별개”라며 “클린봇은 지난해 건조기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LG시그니처 에어컨에 먼저 탑재됐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