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던 중국 포상관광(인센티브관광) 유치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사태가 길어지면 한국관광공사가 2020년 외래관광객 2천만 명을 유치하려던 목표달성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30일 관광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2020년 들어 나타나던 중국인 포상관광객 증가세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조짐으로 찬물을 맞게 됐다.
중국 정부가 감염 가능성을 이유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출국을 전면 금지하면서 포상관광객의 입국 취소는 물론 향후 유치 여부도 한동안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포상관광은 기업에서 임직원에게 포상 목적으로 주선하는 단체관광이다. 마이스(MICE, 회의·인센티브·컨벤션·이벤트)관광의 한 종류이기도 하다.
관광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도 높다. 기업이 기본 여행비용을 지원하는 만큼 포상관광객이 여행지에서 쓰는 돈도 일반관광객보다 대체로 많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인센티브 관광객은 2017년 기준 국내에서 1인당 평균 2182달러를 지출했다. 일반 여행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 1481달러와 비교해 47.3% 많다.
중국 포상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가로막던 ‘한한령’도 점차 완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0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이 논의되는 등 관련 호재도 있다.
한국관광공사도 임원진이 중국 기업 경영진을 직접 만나는 등 중국 포상관광 유치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중국인 포상관광객의 증가세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중국에서 한국을 찾은 포상관광객 수는 2019년 기준 10만3796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8년과 비교해 160%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힘입어 한국관광공사는 2020년 중국 포상관광객을 사드배치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릴 목표를 세웠다. 3월 상하이 'IT&CM차이나' 박람회를 비롯해 베이징과 광저우 등에서 '마이스 로드쇼'를 열 계획도 잡았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한국관광공사의 포상관광객 유치활동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한국관광공사가 유치해 2월 한국을 찾을 예정이었던 중국 포상관광객은 단체 10곳의 1600여 명에 이르렀지만 방한이 전면 취소됐다. 현지에서 진행하려던 유치행사 등의 일정 조정도 불가피해졌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포상관광객 유치 등을 토대로 2020년 외래관광객 목표치를 2천만 명으로 잡았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목표를 이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발 전염병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사태가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이어진 여파로 2003년 외래관광객이 2002년보다 11.1% 줄어든 전례도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상황을 가장 우선해 고려하고 있다"며 "사태가 길어진다면 포상관광의 단체 참가자를 대상으로 예방수칙을 철저하게 홍보하면서 관련자 교육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