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동부익스프레스를 품에 안을 수 있을까?
CJ대한통운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올해 들어 대우로지스틱스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잇달아 뛰어들었다.
인수합병은 금액 베팅이 관건인데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재 상황에서 CJ대한통운이 인수합병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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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석 CJ대한통운 부회장. |
19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동부익스프레스와 대우로지스틱스의 본입찰이 9월부터 차례로 진행된다.
대우로지스틱스는 최근 본입찰을 오는 10월 이후 진행하기로 했다. 대우로지스틱스와 매각주관사인 CIMB증권은 인수전 흥행을 위해 매각일정을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 이후로 미뤘다.
CJ대한통운은 지난 4월 진행된 대우로지스틱스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진행된 동부익스프레스 예비입찰에도 참여했다.
CJ대한통운을 2020년까지 글로벌 톱5 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국내외 물류회사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막대한 돈이 오가는 인수합병시장에서 그룹 총수가 부재한 상황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결국 금액이 좌우하는 인수합병에서 오너가 부재할 경우 과감한 금액을 제시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기가 어렵다.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이 최근 사망하면서 CJ그룹의 총수 부재 상황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물론이고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도 이 명예회장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지난해 미국으로 건너가며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이재현 회장은 아직 장례식장을 찾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다,
동부익스프레스는 국내 3위 물류회사로 항만물류, 물류창고, 여객운송, 렌터카, 국제물류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 진출해 있다. 택배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CJ대한통운에게 딱 맞는 매물인 셈이다.
현재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들은 물론이고 사모펀드들도 대거 참여하면서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가격이 최대 1조 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액이 커질수록 CJ대한통운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양승석 CJ대한통운 부회장은 CJ그룹에서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이채욱 CJ 부회장과 함께 유일하게 부회장에 올랐다.
양 부회장이 CJ대한통운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영입된 만큼 그에게 최대한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보다 규모가 큰 글로벌 인수합병시장에서 양 부회장이 총수의 빈자리를 대체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CJ대한통운은 글로벌 인수합병에서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올해 초 싱가포르의 물류회사 APL로지스틱스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2013년에도 5조 원 규모의 미국 물류회사 UTI월드와이드 인수를 검토했으나 이재현 회장이 구속되면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CJ대한통운이 주춤하는 사이 일본의 물류회사들은 최근 글로벌 인수합병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며 CJ대한통운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 물류회사들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일본 물류회사들은 엔화 약세와 저금리에 힘입어 자금동원력도 한층 강해졌다.
지난 2월에도 일본의 긴테츠월드익스프레스(KWE)가 APL로지스틱스 인수전에서 CJ대한통운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12억 달러를 인수가격으로 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