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이 자회사 풀무원식품에 700억 원을 운영자금 명목으로 대여했다.
풀무원식품은 해외사업 부진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올해 초 계획했던 기업공개 계획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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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승우 풀무원 사장. |
남승우 풀무원 사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해외사업에 대한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17일 자기자본의 20.91%에 해당하는 700억 원을 풀무원식품에 빌려줬다.
이로써 풀무원식품의 단기차입금은 300억 원에서 1천억 원으로 늘어났다.
풀무원식품은 최근 홍콩계 사모펀드 투자자인 스텔라인베스트홀딩스(SIH)에 투자금을 빼주기 위해 보유주식 전량을 유상감자했다. 이에 따라 풀무원식품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70%에서 감자 직후 500%까지 높아졌다.
풀무원식품은 수년째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보지 못해 자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승우 대표는 풀무원식품을 통해 2004년부터 미국에서 현지 식품업체들을 인수합병하며 공격경영을 펼쳤다. 그러나 풀무원식품 미국법인은 올해 1분기에도 46억 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고전하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이런 상황에서 일본과 중국에도 진출을 확대했다.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일본 두부업체 ‘아사히식품공업’을 인수하고 중국 합작법인을 세웠다. 풀무원식품의 일본과 중국법인은 올해 1분기까지 120억 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냈다.
풀무원식품은 해외법인이 10개로 늘어나는 등 몸집을 키웠지만 재무구조는 악화하고 있는 셈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식품에 자금을 빌려준 것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지 해외사업과 상관이 없다”며 “해외사업 실적도 매출 부진보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해명했다.
풀무원식품은 기업공개(IPO) 일정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식품은 지난 4월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뒤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려 했지만 해외사업 부진으로 원하는 기업가치가 나오지 않아 잠정보류한 적이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식품의 내년 상장계획은 아직까지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올해 안에 풀무원식품 미국법인을 흑자전환하겠다”고 밝히는 등 해외사업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