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희망퇴직 놓고 노사 신경전  
▲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왼쪽)과 고용환 노조위원장(오른쪽) <뉴시스>

르노삼성자동차가 구조조정 때문에 시끄럽다. 회사가 희망퇴직 신청자를 늘리기 위해 신청기간을 연장하자 노조가 고용보장을 앞세워 실력행사를 하고 있다. QM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SM3 네오’를 내놓고 국내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려던 르노삼성자동차에게 악재가 터진 것이다.

르노삼성차는 희망퇴직자를 위한 전직지원 프로그램 신청기간을 늘렸다고 25일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르노삼성차는 오래 근무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후 직종을 바꾸는 일을 돕는 ‘뉴스타트’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 대상은 평균 근속 기간 20년을 채운 생산직과 정비직 직원들이다.

뉴스타트 프로그램 접수 기간인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신청한 사람은 20여 명에 불과했다. 그러자 회사는 25일까지 신청을 받는 것으로 마감을 변경하고 그 대상도 확대했다. 그래도 여전히 신청자 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르노삼성차 노조는 회사가 희망퇴직 신정이 줄어들자 대상자 30명을 강제로 전환배치하는 등 사실상 인원감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환 노조위원장 등 간부들은 삭발하며 항의했다.

조경호 노조 부위원장은 “회사가 지난 23일 희망퇴직 면담 대상자 위주로 강제 인사발령을 냈다”며 “(발령을 받은 사람들이) 10년 이상 일하던 본인 업무와 완전히 다른 일을 하는 곳으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인사발령 부분은 업무상 필요했던 조정 일부로 봐야 한다”며 퇴직을 강제로 종용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러자 노조는 고용안정을 임단협 이슈로 내걸었다. 노조는 25일 회사에 ‘임금단체협약 요구안’을 제출했는데 핵심내용이 ‘고용안정 보장협약서 작성’이다.

노조는 사원들의 고통분담과 희생을 통해 회사가 지난해 비교적 좋은 실적을 냈다고 주장한다. 르노삼성차는 2012년 1720억 원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 445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고용환 노조위원장은 “노조 조합원의 희생과 노력 때문에 회사가 흑자로 전환했고 얼마 전 방한한 카를로스 곤 회장도 성공적 회생계획이었다고 평가했다”며 “올해 조합원의 노력에 대해 (회사가) 보상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카를로스 곤 회장 방한 때도 노사는 마찰을 빚었다.

곤 회장은 지난 2일 부산공장에서 노조 집행부와 면담하기로 했다. 노조는 곤 회장에게 희망퇴직 시행 중단을 직접 요청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의 반대로 만남은 무산됐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이 “곤 회장에게 노조 의견을 대신 전달하겠다”며 “직접 곤 회장과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노조는 밝혔다. 그러자 노조는 곤 회장이 업무현황 보고를 받던 부산공장 본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먼저 만나자는 약속을 잡았다”며 “15일 전에 예정했던 면담을 하루 전에 취소하는 것은 노조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