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환 동화약품 대표이사 사장이 주력제품인 ‘활명수’를 바탕으로 만든 화장품 브랜드 ‘활명’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박 사장은 활명수의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앞세워 화장품을 홍보하고 있지만 활명수가 국내에서 소화제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브랜드 확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10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최근 화장품 브랜드 활명의 체험형 매장(플래그십 스토어)을 유동인구가 많은 경복궁 근처에 설치하고 제품 알리기에 나섰다.
활명’은 동화약품이 2017년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다.
활명은 소화제로 유명한 활명수의 성분 가운데 5가지 생약성분을 활용해 제조했다. 올인원 제품인 스킨엘릭서, 크림, 세럼, 클렌징밤, 마스크팩 등 7종의 제품군으로 이뤄져 있다.
동화약품은 미국에서 먼저 제품을 출시해 가능성을 확인하고 지난해 10월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와 독점 계약을 맺은 뒤 국내에 제품을 선보였다.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녀 윤현경 상무가 직접 화장품사업을 맡아 사업을 진행시킬 정도로 활명을 키우기 위해 힘을 싣고 있다.
박 사장은 동화약품의 대표 제품인 활명수의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활명 홍보에 활용하며 브랜드 확장을 꾀하고 있다.
브랜드 확장은 소비자가 쉽게 제품을 알아 볼 수 있도록 신제품에 기존 상표를 연결해 브랜드 자산을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뜻의 활명수는 1897년 탄생한 대표적 국민 소화제다. 궁중에서 전래된 비법을 토대로 서양의학을 접목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화약품은 이러한 제품 이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경복궁 맞은편에 체험형 매장(플래그십 스토어)을 설치하고 화장품 브랜드 활명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매장 내부도 동화약품의 상징인 부채살을 형상화한 계단과 활명수를 만드는데 사용됐던 우물을 모티브로 하여 설계했다. 활명이 해외에서 첫 선을 보였을 때 궁중비방에서 출발했다는 이야기가 통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윤현경 상무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황제의 궁중비방에서 출발했다는 활명수의 스토리텔링이 미국에서 통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활명수가 소화제로서 이미지가 강해 브랜드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기존 상표의 이미지가 강하면 신제품이 기존 상표에 매몰돼 버리면서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87년 샘표식품은 커피업체 시스코를 인수해 커피 제품을 출시했다. 샘표식품은 간장으로 쌓아올린 브랜드 이미지를 무기로 삼아 커피시장 진출을 노렸지만 샘표식품의 대표 상품인 ‘간장’의 이미지가 강해 브랜드 확장에 실패했다.
‘부채표가 아니면 활명수가 아니다’라는 광고 문구가 소비자들 사이에 깊숙이 박혀 있을 정도로 부채표를 사용하는 ‘활명’이라는 브랜드는 소화제 이미지가 강하다.
박 사장이 활명수의 유명세를 화장품 브랜드 홍보에 이용하고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매몰되지 않도록 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활명 매장은 브랜드 역사를 담아낸 공간”이라며 “더 많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