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가 2020년에도 연간 순이익 규모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과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일제히 올해 주요 경영목표로 글로벌 진출 확대를 앞세운 만큼 해외사업 확장속도와 성과가 경쟁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JB금융 DGB금융 순이익 '접전', 김기홍 김태오 해외사업에 달려

김기홍 J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김태오 DG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9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JB금융지주는 2020년 연간 지배주주 순이익 3280억 원을 내 DGB금융지주의 지배주주 순이익 3180억 원을 근소한 차이로 넘고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JB금융지주는 2019년에 처음으로 DGB금융지주의 연간 순이익을 제친 것으로 추정되는데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지방금융지주 ‘만년 3위’에서 벗어날 길이 열린 것이다.

하지만 순이익 격차가 크지 않고 증권사들의 전망도 조금씩 차이가 있는 만큼 올해는 DGB금융지주가 우위를 되찾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DGB금융지주는 대구경북지역 경기침체로 최대 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의 순이익이 급감해 부진한 실적을 보고 있는데 지방금융지주 3위로 순위가 완전히 굳어질 가능성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김태오 회장은 이런 상황에 대응해 새 수익원 발굴을 DGB금융의 올해 최우선 경영목표로 삼고 그동안 취약했던 디지털과 글로벌, 신사업 등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태오 회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현재의 경영체질과 수익구조를 과감히 바꿔 새로운 수익기반을 창출해야 한다"며 "디지털 마케팅에서 획기적 성과를 내고 신사업도 발굴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와 지역경기 침체의 영향을 단기간에 극복하기 쉽지 않은 만큼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구은행에 의존을 낮추고 DGB금융그룹의 수익기반 다변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DGB금융지주가 최근 실시한 조직개편에도 김 회장의 이런 뜻이 반영됐다.

DGB금융지주는 올해부터 그룹 차원의 전략 수립과 실행을 담당하는 총괄조직을 신설해 글로벌 등 주요사업 분야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도록 했다.

김태오 회장은 "그룹 총괄체제는 사업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해 차별화된 영업방식을 구축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계열사들 사이 협업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DGB금융그룹은 최근 베트남 금융당국에서 대구은행 해외지점 설립을 승인받은 만큼 베트남지점 출범을 계기로 주요 계열사의 해외시장 진출을 순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DGB금융그룹이 캄보디아에서 인수한 현지은행과 미얀마에 설립한 소액대출법인도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DGB금융 관계자는 "동남아지역에 해외법인 형태로 진출해 있는 국가에서 현지화에 집중하는 한편 그룹 차원의 네트워크 확장과 수익성 확보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홍 회장도 최근 JB금융그룹의 베트남 증권회사 인수를 확정하며 해외시장 진출과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가 동남아지역에서 주로 은행계열사를 인수하는 것과 달리 베트남에서 현지 증권사를 통해 비은행부문사업 다각화와 해외진출 확장을 동시에 노리는 전략이다.

김기홍 회장은 베트남 증권사 인수를 발표하며 "금융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성장세가 둔화하는 만큼 해외로 수익원 다각화는미래 수익 창출과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JB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가 올해 벌이게 될 순이익 우위 경쟁은 결국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얼마나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올해가 JB금융그룹과 DGB금융그룹의 해외시장 진출 본격화에 사실상 원년으로 꼽히는 만큼 해외시장에서 확실한 사업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중장기 성장전략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